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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빅뱅이 돌아왔다. 무려 2년 3개월만의 컴백이다. 지난 달 24일 타이틀곡 ‘투나잇(Tonight)’이 수록된 새 미니앨범을 발매한 빅뱅은 순식간에 온오프라인 차트를 점령하더니 일주일만에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1위도 모두 석권했다. 또한 미국 빌보드지 히트시커스 차트와 월드앨범 차트에 진입하는 등 해외에서도 고무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오랜만에 컴백한 빅뱅은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아이돌다운 인기로 가요계 돌풍을 몰고왔다.
“일본에도 있었고 개인활동도 많이 해서 2년 3개월이나 지난 지 사실 몰랐다. 2년 3개월이라 해도 각자 쉰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빅뱅 앨범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빅뱅이란 팀만 할 수 있는 색깔, 음악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대중들이 좋아해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빅뱅이란 팀의 감성적이나 대중적인 부분을 가미하려고 노력했다.”(탑)
“기대가 높아진만큼, 더 고민하고 좋은 음악 들려드리려고 신중하게 나왔다. 그러다보니 더 시간이 오래 걸렸다.”(대성)
다섯 멤버가 팀으로 뭉친 모습은 오랜만이지만 빅뱅은 각 멤버들의 개인 활동으로 대중에게 끊임없이 모습을 노출시켰다. 태양, 승리는 솔로 앨범 활동으로 혼자서 무대를 채우는 법을 배웠고, 탑은 연기활동과 더불어 지드래곤과의 유닛 앨범을 발매해 정통 힙합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 그리고 대성은 드라마 ‘왓츠업’ 촬영과 예능프로그램에서의 맹활약으로 만능엔터테이너의 입지를 굳혔다. 이런 활동들은 분명 개개인의 자양분이 됐지만 빅뱅이란 이름으로 다시 앨범을 내는데 가장 큰 걱정거리이기도 했다.
“다섯이 컴백을 앞두고 모여 얘기를 많이 나눴는데 그동안 솔로활동을 하면서 대중들의 시선이 굳혀진 상태이기 때문에 빅뱅으로 컴백했을때 빅뱅으로 안보이고 개개인으로 보이면 어떡하나, 빅뱅이 아니라 그냥 지드래곤 같고 태양같고 그러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다섯이 무대를 서보니 그게 아니었다. 다시 뭉쳐서 섞이는 분위기가 나와 좋았다. 언제나 열심히 해 왔지만 다섯의 조화를 보여주기 위해 다시 신인 때로 돌아간 것 처럼 더 열심히 연습했다.”(승리)
“가장 우려한 부분이 너무 각자 활동하다 다시 모였고 각자의 색깔들이 뚜렷하다보니 하나로 융합이 안되면 어쩔까 하는 걱정들이었다. 대중들이 빅뱅에게 원하는 건 개성있는 모습들에서 뭉쳤을 때의 에너지다. 빅뱅 아니면 그런 색깔을 낼 수 있는 그룹이 없는 것 같다. 앞으로도 과하지 않는 선에서 빅뱅이란 팀 안에서 여러 색깔을 낼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거 같다.”(탑)
“이번 앨범을 위해 2년 반 내리 작업을 했다. ‘투나잇’은 1년 반 전에 나온 곡이다. 승리가 말한 것처럼 대중들은 빅뱅의 앨범을 다섯 명 한명 한명의 아티스트가 모인 콜라보레이션 앨범처럼 느낄 수도 있다. 근데 새로 작업을 해보니까 그런 느낌은 오히려 안 났다. 자기들이 잘할 수 있는 면들이 뚜렷이 있어 섞는게 어려울 수 있다고 봤는데, 해보니 어려운 작업이 아니었다. 각자 갖고 있는 목소리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한 곡에 섞어 놔도 흐름상에 문제가 없다. 빅뱅 자체가 안 어울릴 것 같은 애들을 뭉쳐놓은 그룹 아닌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성향이나 느낌은 다르지만 작업을 했을 때 잘 묻어나오는 거 같다. 프로듀서 입장에서 어려운 것보다 재미있는 게 많았다.”(지드래곤)
빅뱅은 여느 아이돌과 달리 그들만의 개성이 강한 그룹이다. 스스로 하고 싶고, 들려주고 싶은 음악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그러다보니 늘 대중성과 개성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팬덤이 커지면서 팬 여러분들이 바라는 모습이라든지 그런것에 자기 자신이 갇히면 위험한거 같다. 원하고 바라는 건 다른 쪽인데, 그런것에 억압을 받으면 멈춰있게 된다. 저희가 하고 싶은 걸 해나갈 때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태양)
“저희들이 1년전 부터 주기적으로 다섯명이 만나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그 대화를 통해 저희들도 각자 성숙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일본 활동과 2년 3개월간 각자 활동을 하면서 그 안에서 받은 스트레스나 대중들이 만들어준 이미지, 그런 게 팬덤 안에 갇힌다는 거 같다. 한국은 아이돌이란 틀, 그 안에서 아티스트들이 갇혀있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다. 우린 그 안에서 갇히지 말고 더 많은 걸 보여주자, 대중들은 다른 그룹들이 다 할 수 있는 걸 우리에게 원하는 게 아니다, 너무 과하지 않는 선에서 개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탑)
“그룹 색깔로 이어지는 거 같다. 그게 빅뱅의 색깔이 되는 거 같고 무대에서나 음악적으로나 그런 면들이 표출되는 거 같다. 팬덤이나 여러가지에 갇히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이돌처럼 했을 거다. 저흰 다르게 가고 싶었고 저희가 하는게 옳다고 생각했다. 남들보다 저희 의견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음악적으로나 뭐든 시도를 많이 했고, 그게 잘 통했던 거 같다.”(지드래곤)
“저희가 유명해서 그런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태양 솔로나 GD&TOP 앨범이나 각자 앨범으로 인한 해외 분들의 궁금증인 거 같다. 그런걸 보면 오히려 책임감을 갖게 된다. 예전에는 한국 대중분들이 어떤 걸 좋아할까 그런걸 고민했는데 이젠 많은 사람들이 지켜볼 거라는 생각을 하면 그게 더 즐겁다. 책임감이 들긴 하지만 외국 아티스트들과 경쟁하는 느낌이 재미있다.”(탑)
“회사의 시초가 흑인음악이다. 세월이 지나고 저희가 깊게 파고들고, 그렇게 한국 감성을 믹스매치 했을 때, 외국에서 신선하게 느끼는 거 같다. 예전엔 우리가 좇아가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젠 그런게 저희 것이 됐다. 완전히 저희들의 것으로 확고하게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다. 외국에서 흥미롭고 신선하게 바라봐준다.”(태양)
“요즘 우리 앨범에 임하는 작업이 재미있을 수 밖에 없는 게 한국만을 생각하고 만드는 앨범이 아니라 이 앨범을 만들면 어디든, 어느 나라든, 이라 생각하고 만드니까 훨씬 더 파이팅이 된다.”(지드래곤)
빅뱅은 이번 앨범을 통해 뮤지션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돌’이란 이름으로 정의하기엔 빅뱅은 너무 커버렸다. 그렇다고 대중의 인정이 뒷받침 된 ‘뮤지션’으로 보기엔 또 어린 느낌이다. 빅뱅은 이 모든걸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이번 앨범은 아이돌에서 뮤지션으로 가고 있는 과정을 가장 정확하게 드러낸 앨범으로 봐주면 좋겠다. 지금 빅뱅은 뮤지션도 아티스트도 아이돌도 아닌 단계인 거 같다. 빅뱅은 좀 애매모호한 그 과정에 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이 중요했다. 오는 7~8월쯤 나올 빅뱅의 정규앨범은 항시 YG와 작업했던 작곡가들이 아닌 외부 작곡가들과 할 생각이다. 또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될 텐데 앞으로 빅뱅의 행보가 기대되면 좋겠다.”(지드래곤)
[빅뱅. 사진=YG엔터테인먼트]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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