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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오릭스의 오카다 감독이 박찬호의 개막전 선발 투입이 망설여진다고 했다. 지난 5일 "박찬호에 대한 평가는 변하지 않는다"고 굳건한 믿음을 보인지 불과 사흘만에 이같은 심경 변화를 보인 것이다.
박찬호는 기대와 달리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자체 홍백전과 5일 주니치전서 잇따라 난타를 허용했다. 또 일본 타자들은 박찬호의 공을 어렵지 않게 공략했다. 때문에 오카다 감독의 발언은 이제는 박찬호가 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는 무언의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박찬호의 부진이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생존을 위해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면 배트에 맞는 정점이 한 곳이기 때문에 슬라이더, 싱커 등 옆으로 휘는 변화구 보다 위력적이다. 횡으로 변화를 보이면 커트가 가능하지만 종으로 떨어지면 커트마저 쉽지 않다. 그래서 컨택능력이 좋은 일본 타자를 상대로는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필수다.
박찬호에게는 이승엽과 김태균을 고전하게 만든 포크볼은 없지만 위력적인 커브볼이 있다. 커브는 12시 방향에서 6시 방향으로 급격하게 떨어지기만 한다면 포크볼과 같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타자 입장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시선을 움직이며 공을 따라가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고 있지 않으면 배트 중심에 맞추기도 쉽지 않다.
국내 A급 투수들의 커브는 보통 118km에서 125km사이다. 커브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봉중근이 128km정도를 던진다. 봉중근은 지난 2009년 '제 2회 WBC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잇따라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새로운 일본 킬러'라는 별칭을 얻었는데, 역시 커브의 역할이 컸다.
박찬호의 다음 등판은 오는 12일 요미우리전이다. 앞서 두차례의 등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박찬호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일전이다.
일각에서는 박찬호가 전성기 때 보다 팔이 낮아져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제대로 된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또 커브의 속도가 어느정도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기대가 큰 만큼 말도 많고 관심도 많은 상황이다. 부진이 계속될 수록 이같은 반응이 더욱 쏟아져 나올 것도 분명하다. 이제는 개막전 선발이 망설여진다는 오카다 감독에게, 또 수많은 팬들에게 박찬호가 직접 보여줘야 할 때다.
[박찬호]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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