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조찬기도회 무릎 기도를 다루려던 MBC 'PD수첩'이 결국 불방됐다.
9일 MBC 노조는 "'PD수첩'은 당초 8일 방송분에서 '생생 이슈'로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조찬기도회 무릎 기도'와 관련한 보도를 할 예정이었으나 윤길용 국장의 갑작스런 지시로 불방됐다"고 말했다.
MBC 노조는 이와 함께 윤길용 시사국장과 PD들의 면담록을 공개했다. 면담록에 따르면 윤 국장은 "이 아이템은 대통령의 입장에서 볼 때는 그냥 돌출적인 부분인데, 이 아이템을 다루면 MB 깎아내리기로 볼 수 있다"며 "제작 기간이 짧은데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반론 등을 들을 수 있는 지 생각해 보았을 때, 힘들다고 생각이 되었다"며 취재 반대 이유를 밝혔다.
또한 윤 국장은 "우리 사회는 종교적 갈등이 없었던 사회다. 그런데 지금은 종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사안을 다룸에 있어서 심층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데, 취재 기간이 짧아서 심층적인 취재가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담당 PD는 "4차례에 걸쳐서 이 아이템을 하게 된 이유와 취재라인 등에 대해서 말씀드렸고, 그 과정에서 취재하다가 취재 라인에 있는 사람 중 취재가 안되면 접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씀드렸다"며 "이 사안을 어떤 스탠스로 어떻게 다룰 지에 대해서 묻지도 않고, 단지 이 사안을 다룬다는 자체로 판단을 하시고 제작 중지를 하라고 하면 프로그램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MBC 노조는 이러한 입장은 윤 국장에게 무시됐다며 "오히려 윤 국장은 불방을 기정사실화하고 전체 40분 분량인 'PD수첩'을 30분만 방송하겠다며 편성국에 신속히 통보했다. 그리고 부장의 지시를 어긴 담당 PD를 징계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결국 8일 오후 방송된 'PD수첩'의 '생생 이슈'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조찬기도회 무릎 기도' 대신 '사법연수원생의 집단행동'으로 대체됐다.
이와 관련해 MBC 노조는 "공정방송협의회에 긴급 임시회의를 요구했다"며 윤 국장의 방송 불가 결정과 최근 소망교회 취재 중 아침 주부 프로그램으로 인사 발령된 최승호 PD에 대해서도 책임 소재를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 MBC노조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