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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학과 여학생들을 성추행한 의혹이 제기된 충남대 교수에게 중국인 유학생 2명도 성추행당했다고 진술한 내용이 담긴 문건이 나왔다. 유학생 1명은 성관계를 강요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도 들어 있으나 교수는 부인했다.
11일 한겨레는 지난해 5월 지도교수인 ㅇ교수(48)에게 성추행 당한 경험을 주고받은 중국인 유학생들의 인터넷 메신저 기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유학생 A는 메신저 기록에서 '자신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ㅇ교수에게 성관계를 강요당한 정황'을 전했다. 그는 후배인 유학생 B에게 "(교수가) 또 나를 건드리면… 그를 찔러버릴 거야"라고 썼다.
후배는 "교수랑 처음으로 관계를 가진 게 네가 술에 취해서라고 하지만, 그는 안 취했다며. 또 건드렸어?"라고 되물었다. 이어 "그가 언니랑 처음 했을 때 그에게 이야기하거나 학교에 폭로했다면, 언니는 지금보다 훨씬 잘 지냈을 거야"라고 덧붙였다.
후배는 "중국인이라 한국어도 통하지 않고… 그가 이걸 이유로 선배하고 몇 차례씩이나 관계를 감히 강요했던 것 아냐"라고 적었다.
후배 유학생은 지난해 3월 29일 중국 대학 교수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ㅇ교수가 회의가 있다는 핑계로 서울 동행을 요구해 자신을 경복궁과 백화점에 데려갔으며, 열차 등에서 자신의 허벅지를 만지고 어깨를 팔로 두르는 행위 등을 했다'고 하소연했다.
10명 안팎의 한국인 재학생·졸업생들도 실명으로 '허리를 감싸 안았다' 등의 성추행 피해를 적은 진술서를 대학 쪽에 냈다. 단과대 학생회는 ㅇ교수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충남대는 지난 4일 ㅇ교수를 직위해제한 데 이어, 다음주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ㅇ교수는 여학생들의 신체를 만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추행이나 성관계 강요는 없었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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