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라며 꽃피는 봄에 피겨 여왕의 귀환을 알렸던 김연아의 컴백에 차질이 생겼다. 김연아의 컴백의 장애물이 된 것은 다름아닌 지진이다.
일본에 계속된 강진이 발생하자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오타비오 친콴타 회장은 지난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이상 대회 개최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빙상연맹에서 대회 개최지인 도쿄 요요기 체육관이 별 피해가 없다고 쳐도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폭발 사고로 방사능 누출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ISU도 섣불리 대회 개최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로써 1년만의 컴백을 알릴 예정이었던 김연아의 세계선수권은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1년여간 순탄치 않던 길을 걸어왔던 김연아의 여정에 이제는 천재지변까지 가세한 것이다.
지난해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은반을 수놓으며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던 김연아는 피겨 선수들에게 최종 목표이자 최고의 영광인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사실상 이룰 것을 다 이룬 김연아는 그러나 직후 은퇴에 관한 온갖 잡음에 시달리게 됐다. 또한 기존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에서 독립해 올댓스포츠를 설립하는 과정에서도 기존 매니지먼트와 법정소송에 휘말리기까지 했다.
이후 세계선수권에 참가하겠다는 발언으로 은퇴설을 불식시키고 IB스포츠와의 문제도 해결하는 듯 했으나 또 다시 김연아에게는 시련이 닥치게 됐다. 바로 금메달의 영광을 함께 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결별하게 된 것이다. 결별 과정에서도 진실공방을 벌여 김연아는 캐나다에서 연습 도중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김연아를 향한 지나친 일본 언론의 관심은 방송사가 몰래카메라를 찍는 사태까지 불러일으켰다. 일본 니혼 TV의 '진상보도 반키샤'가 김연아의 훈련 장면을 몰래 찍어서 공개해 물의를 빚게 됐다. 이후 니혼 TV는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으나 이 방송으로 인해 김연아는 3월 세계선수권대회의 중계를 맡은 후지TV에게조차 아무것도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여왕의 자리를 뺏으려는 다른 선수들의 견제도 끊임없이 시달려야만했다. 일본 언론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우승자인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의 라이벌 대결을 부추기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여기에 4대륙선수권 우승을 거머줬던 안도 미키도 '1인자 열전'에 가세했으며 피겨 신예 무라카미 카나코도 김연아의 자리를 노린다고 나섰다.
이러한 역경을 거치고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지젤'과 프리프로그램 '오마주 투 코리아'로 1년여간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대회 개최지인 일본의 강진으로 인해 대회 개최를 취소할 가능성이 생겼다.
대회 개막일인 21일까지 일주일 남은 이상 경기장 자체는 안전하다고해도 일본 열도 전체가 지진으로 비통함에 빠져있는 이때 대회를 진행하기에는 무리일 것이다. 'LA 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사설을 통해 "대회 개최를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간 순탄치 않던 김연아의 컴백이 또 다시 미뤄진다면 피겨팬들의 기다림은 더욱 길어지게 될 전망이다. 마지막까지 순탄치 않은 피겨여왕의 컴백은 과연 언제 이뤄지게 될까.
[김연아.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