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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드림하이' 김수현, "아이돌 사이에서 묻힐까봐 무서웠다"(인터뷰)

시간2011-03-14 07:11:04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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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드라마 ‘드림하이’에서 미운 오리 ‘송삼동’이 백조가 되는 과정을 실감나게 연기해 때론 감동을, 때론 희열을 시청자에게 선사한 배우 김수현(23).

‘드림하이’ 전까지만 해도 김수현은 ‘아역’ 연기자라는 인식이 강했다.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고수의 아역으로, ‘자이언트’에서 박상민의 아역으로 출연하며 연기력은 인정받았지만, 아역이다 보니 극 초반에만 잠깐 주목받는 정도였다. 그러나 김수현은 이번 ‘드림하이’에 당당히 주연으로 출연하며 연기력을 넘어 스타성까지 검증받았다. 즐비한 아이돌 스타들 사이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던 그는 ‘드림하이’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다.

“인기요?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에요. 돌아다니면 ‘송삼동이다’ 하면서 많이 알아봐주세요. 높아진 인기가 좋기도 하지만 무섭기도 해요. 그만큼 제가 더 잘해야 하는 거겠죠.”

‘드림하이’를 통해 김수현은 인기보다 더 큰 것을 얻었다. 드라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옥택연, 함은정, 배수지, 아이유, 장우영 이들과의 돈독한 우애가 바로 그 것이다. 가수가 본업인 그들과 연기가 본업인 김수현은 출발점 자체가 달라 쉽게 섞일 수 있을 지 우려스러웠지만, 지난 몇 개월간 동고동락하며 이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정을 나눴다.

“처음엔 무서웠어요. 제가 없어질까봐요. 아이돌 스타들 사이에서 저만 다르니까 저의 존재 자체가 보이지 않을까봐, ‘그들에게 묻혀 없어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걱정과 부담이 있었어요. 근데 그건 괜한 걱정이었다는 걸 금방 깨달았죠. 다들 마음이 열려있었고 그 안에서 서로를 보여주고, 또 흡수하고. 그런 자유로운 어울림이 너무 좋았어요. 택연이랑 은정인 동갑이라 더 서슴없이 편해질 수 있었고, 동생들인 수지랑 아이유, 우영이도 금방 친해졌어요. 어린 나이와 달리 다들 어른 같은 친구들이에요. 그 친구들과 하나가 돼 웃고 즐기면서 서로 힘든 줄 모르고 즐겁게 촬영했어요. 드라마는 끝났지만 지금도 서로 연락하면서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저희끼리 ‘우리는 한 식구’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진짜 한 식구 같은 느낌이 드는 친구들이에요.”

‘드림하이’가 가수를 꿈꾸는 예술 고등학교 학생들의 꿈과 도전을 다루고, 송삼동이란 캐릭터가 음악천재로 나오다보니 김수현은 춤과 노래를 연습해야만 했다. 다른 연기자들은 아이돌 출신이라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상태지만 그렇지 못한 김수현은 바닥부터 하나하나 배우면서 올라올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김수현은 남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더 오래 연습하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웠다.

“노래는 원래 좋아했고 관심이 많았어요. 드라마 들어가기 전에 JYP 연습실에서 세달 넘게 트레이닝을 받으며 연습했어요. 춤은 춰본 적이 없으니 훨씬 더 힘들었어요. 춤과 관련해선 아무도 저한테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기가 죽고 많이 위축됐었어요. 무대의 위압감에 눌리기도 했고요. 그럴 때 옆에서 택연이랑 우영이가 많이 도와줬어요. 고마운 친구들이죠.”

쏟아낸 노력만큼 김수현은 ‘드림하이’에서 가수 못지 않은 노래 실력으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실제로 그가 부른 ‘드림하이’ OST ‘드리밍(Dreaming)’은 지금까지도 음원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며 시청자들의 식지않은 사랑을 입증하고 있다.

“’드리밍’은 제 노래 실력보단 곡 자체가 좋으니까 사랑받는 거 같아요. ‘드림하이’를 하면서 제 이름으로 음원이 나오고, 그걸 사람들이 많이 들어주고 하니까 신기했어요. ‘가수들이 이런 기분을 느끼는 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좋기도 하고요. 가수요? 김수현이 ‘가수’로 활동을 하는 건 좀 겁이 많이 나요. 앞으로 시간이 지나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수보단 ‘드림하이’처럼 OST 작업을 한다던가 그런 이벤트성으로 노래를 해보고 싶어요.”

‘드림하이’는 ‘배우 김수현’을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송삼동이란 캐릭터가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혜미(수지 분)를 기다리고 사랑하면서 동시에 스스로는 청각의 문제 때문에 상처받고 일어서야 하는, 다사다난한 인물이다 보니 이를 연기하는 김수현은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훌륭하게 표현해낸 김수현은 그만큼 ‘드림하이’를 통해 얻은 게 많다.

“연기를 할 때 있어서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요. 연기에 진실성을 담고 싶은 거죠. 그만큼 제가 가지고 있는 인생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 때마다 그런 경험들을 쌓아서 진실되게 연기하려 해요. 좋은 연기로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그런 신뢰받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이제 ‘드림하이’라는 굉장히 좋은 발판이 생긴 거 같아서 너무 좋고, 진실된 연기와 그런 역할들로 절 보여줄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 같아요. 앞으로 계속 지켜봐 주세요.”

드라마가 끝난 지 2주가 다 돼가는데 김수현은 아직 삼동이를 놓지 못했다고 한다. 드라마 촬영 때문에 만나지 못한 친구들도 만나고 영화도 보며 개인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김수현은 완전히 씻지 못한 사투리 말투로 “아직도 삼동이가 남아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김수현은 지난 몇 달간 음악천재 송삼동으로, 귀가 안 들리는 역경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삼동이를 꼭 움켜잡고 살아왔기 때문에 쉽게 그를 놓을 수 없다.

김수현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이 것이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100% 몰입해 김수현과 송삼동의 경계를 허물어버리는 혼연일체의 연기. “진실된 연기를 하고싶다”는 김수현은 이미 그런 연기를 선보이며, ‘농약’같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 김수현의 비상은 지금부터다.

[사진=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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