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13일 야후 재팬에 등록된 중앙일보 기사에 일본 네티즌들 분노
일본의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 등록된 한 국내 일간지 기사가 일본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중앙일보 인터넷판이 13일 등록한 문제의 기사는 '반도체, 석유화학, 정유 등 단기적으로는 한국 기업에 반사 이익'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사상 최악의 재해를 겪고 있는 일본 덕분에 한국 기업들이 이익을 볼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사는 "현재 일본은 정유업계 4위 업체인 '코스모석유' 정유시설에 30m의 불기둥이 오르는 등 석유화학, 정유업계에 타격이 크다"는 내용과 함께 한 증권 연구소 관계자의 말을 빌려 "정유 마진이 커져 국내 정유 회사의 반사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반도체, LCD 업체 공장들은 비록 이번 지진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있지만, 미세한 진동으로 생산에 차질이라도 빚게 된다면 삼성과 하이닉스는 이득을 본다"며 "삼성전자의 GDR 가격은 11일 뉴욕 시장에서 5일만에 상승했고, LG 디스플레이는 주가가 4% 이상 급등했다"고 전했다.
기사를 본 일본인들은 정색하는 모습이다. 한국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반사 이익을 볼 수는 있지만, 굳이 이를 분석해 일본 포털에까지 전송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또 인도적인 차원에서도 수많은 희생자가 전망되는 이번 사태에 이런 식의 보도는 너무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기사 댓글에는 "정말 최저 수준의 기사다"부터 "한국은 정말 이렇게 생각하는거야?" "이 정도 규모의 참사를 보고도 당장의 이익부터 계산하고 있다니.." 등의 의견이 보였다.
특히 한 네티즌은 "한국 미디어, 적당히 좀 해라"라며 "한국에서도 현재 일본 상황을 즐기기보다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는걸 알고 있다. 그런데 미디어들은 왜 이모양이야?" "이런 기사를 보도하고 싶어도 한국 내에서 만으로 족하잖아. 굳이 일본어로 된 이런 기사를 보는 일본인들의 기분도 생각해달라"며 우리 언론의 보도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또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으로부터 "한국인입니다. 우연히 이 기사를 봤지만 이런 식의 보도는 한국에서도 비난받고 있습니다"라며 "저도 그렇지만 많은 수의 한국인들이 이번 사태를 보고 가슴 아파하고 있습니다.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해명하는 댓글도 등록돼 눈길을 끌었다.
한편, 중앙일보는 서울신문과 함께 12일자 조간 1면 머리기사로 '일본 침몰'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붙여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일본을 비롯한 한국에서도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해도해도 너무한다" "일본에 있는 우리 교포들도 함께 침몰하길 원하는가" 등 성토가 줄을 이었다.
한 일본 전문 블로거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언론이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해가며 일본 대지진을 보도하는 것은 사건, 사고를 먹고사는 업종으로 이만한 호재가 없기 때문"이라며 "그렇다고 해도 일본어로 서비스하며 일본 광고를 수주하고 있는 신문들의 이런 보도는 용서가 안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야후 재팬에 등록된 13일자 중앙일보 인터넷판 기사)
[제이피뉴스 = 이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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