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객원기자] 라이언 가코(삼성)와 코리 알드리지(넥센)는 올시즌 프로야구 유이한 외국인 타자다. 지난해에 이어 대부분의 구단은 외국인 보유한도 2명을 모두 투수로 채웠다. 외국인 선수 16명 중 타자는 가코와 알드리지 두 명 뿐이다.
삼성과 넥센이 이들에게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공격야구'를 선언한 삼성은 영입 당시 가코에게 거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를 바랐고 넥센은 '호타준족'의 모습을 바라고 알드리지를 영입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가코와 100타점을 놓고 내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모습은 기대 이하다. 한 때 추신수와 함께 클리블랜드 타선을 이끌던 가코였지만 시범경기 2경기 성적은 8타수 1안타 타율 .125가 전부다. 삼진도 3차례 당했으며 유일한 안타 역시 상대 수비진의 판단 실수가 겹친 것이었다. 신중함은 높게 평가받고 있지만 외국인 타자 특유의 호쾌함은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알드리지는 아직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4타수 무안타 삼진 2개를 기록했다. 볼넷 3개를 얻어낸 것이 위안거리. 시범경기 개막 전날 열린 KIA와의 연습경기에서는 안타 1개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두 타석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두 선수 모두 아직 국내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문제는 가코와 알드리지의 믿을 구석이 타격 밖에 없다는 것. 삼성 류중일 감독은 스프링캠프 시작 이전만 하더라도 팀 공격력 증대를 위해 가코가 외야 한 자리를 맡아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가코는 류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외야 수비 실력을 보였다. 때문에 올시즌 가코의 자리는 지명타자로 굳어진 모습이다. 포수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지명타자와 1루수를 맡았던 그의 외야 수비 경력은 2009년 12경기가 전부다.
수비에 나서지 않고 타격만 하는 지명타자, 여기에 외국인 신분이라면 구단에서 그에게 원하는 부분은 분명하지만 아직까지는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알드리지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알드리지는 KIA와의 시범경기에 좌익수로 나서 타구 판단에서 여러차례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평범한 뜬공이 2루타로 둔갑하기도 했으며 펜스 플레이도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 익숙하지 않은 경기장인 제주구장에서 펼쳐졌다고는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분명했다.
시범경기는 그야말로 시범일 뿐이다. 여기에 시범경기조차도 단 2경기만을 치른 상황이다. 하지만 수비라는 옵션이 없는 상황에서 가코와 알드리지가 계속 이러한 타격을 보인다면 입지가 줄어드는 것은 순식간이다.
[넥센 알드리지(왼쪽)와 삼성 가코. 사진 = 넥센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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