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기자 "故 장자연씨께 엎드려 사죄드린다"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탤런트 故 장자연 부실 수사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SBS 우상욱 기자가 경찰의 '장자연 편지는 조작' 발표 이후 심경을 전했다.

우 기자는 17일 '故 장자연씨께 엎드려 사죄드립니다'라는 제목의 SBS 취재파일을 통해 "저는 아직도 악몽을 꾸는 듯 하다. 어서 빨리 깨어나기를 바라는 마음만 들 뿐이다. 도무지 현실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서 " 어떻게 3년 넘는 일상을 세세하게 기록한 230페이지짜리 편지를 조작할 수 있는지, 그것도 필적감정 전문가도 속일 만큼 완벽하게 필체를 흉내냈는지, 전씨는 억울한 죽음에 대해 사회적 충격을 던지고 싶었다면 왜 언론사에 제보를 하지 않고 재판부에 탄원서로 제출했는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우 기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 토를 달 뜻은 없다"며 "그저 편지를 뒷받침할 만한 다른 명백한 물증을 구하지 못한 제 무능력을 탓할 뿐"이라며 "장씨가 전씨와 편지를 주고받았을 만한 분명한 정황을 확인하지 못한 제 미숙함을 책할 뿐입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고 장자연 씨의 유가족께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 보도를 시작하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장씨의 명예를 회복시켜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가해자들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큰 소리를 쳤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된데 대해 눈물로 용서를 구한다"며 "이번만큼은 그 억울함을 풀어드리고 싶었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괜히 호사가들의 입방아에만 오르내리게 해 드린 것 같아 죄송하고 죄송할 뿐"이라고 사죄를 구했다.

끝으로 "부디 저의 미약함에, 무능함에 실망하셨더라도 희망의 끈은 놓지 마시길 바란다"며 "장자연씨 사건의 본질과 실체는 변한 것이 없다. 술과 성접대로 괴로워하던 한 여배우의 석연치 않은 죽음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다. 저 역시 깨지고 부서진 몸일지라도 다시 추슬러 그 벽에 끝까지 부딪히겠다"고 글을 맺었다.

[사진 = 故 장자연]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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