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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서울대 한 학과가 MT 불참시 장학금 수혜 불이익을 주겠다고 해 논란이 된 가운데, 해당 학과장이 이같은 조건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는 14일 학과 홈페이지 게시판에 MT 관련 공지글을 올리고 "MT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장학금 수혜 및 추천서 작성에 불리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혀 네티즌 사이서 논란이 일었다.
이 학과는 오는 4월 1일부터 2일까지 참가비 3만원을 받고 전북 변산반도로 MT를 떠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장학금 불이익 조항이 알려지며 일각에서 "선택을 강요한다"며 반발이 일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윤석민 학과장은 18일 오후 마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반발이 있을 줄 알았다"며 "학생들이 개인화 돼서 체육대회나 종강파티 등 학교 행사에도 안 나오는 학생들이 사유서 내라면 당연히 반발 안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윤 학과장은 "현재 학생들이 같은 학년에 어떤 친구들이 있는지 이름도 모른다. 서로 존대말을 쓰고 지낼 정도다. MT도 처음에는 그냥 신청 받았지만 30명 정도 신청했다"며 "이번에 학생들이 최소한 서로 얼굴은 알고 같은 학과란 사실은 알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장학금 불이익 조항이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장학금은 물론 성적과 가정 형편을 고려해서 준다. 그런데 그런 학생들이 한둘이 아니다. 요즘은 학생들이 다들 어렵다"며 "어려운 환경서도 학과 행사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중 누굴 줘야겠나?"며 학생들이 학교 행사에 적극 참여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장학금 수혜에 불이익이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 학과장은 개인화 성향이 짙어진 학생들에게 우려를 표하며 "학생들은 학교 행사를 부담스러워 하고, 주말에 편한대로 혼자서 놀고 싶어한다"며 "그동안 계속 방치했더니 학생들의 소속감이 없어졌다. 사태가 심각한 것 같아 교육자로서 그대로 방치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윤 학과장은 특히 "추천장을 써달라고 학생들이 찾아오는데, 학교 행사에 한 번도 나타나지 않다가 어떻게 추천장을 써주나. 그 학생이 누군지 알고, '어려운 환경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구나' 하는 학생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행사에 참석해서 교수님들도 만나고 대화를 나누면 교수님들도 학생들 처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일면식도 없는 학생이 추천장을 써달라고 찾아오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안타까워 했다.
끝으로 윤 학과장은 "학생들이 이번 MT에 대해 쓴 글을 봤다"며 "'MT에 가기 싫은데 가라고 한다'고 하던데, 그런 학생들이 나중에 조직생활을 어떻게 하겠나. 이번 사태를 보며 너무 오래 방치됐구나 느꼈다. 지금이라도 학생들을 모아서 집단 스트레스도 견디고 유대감 같은 것도 느끼면서 타인과 같이 생활하는 훈련도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덧붙였다.
[사진 =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홈페이지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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