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자신을 왕따시킨 소년에 반격을 가한 이른바 '왕따의 반격' 동영상으로 주목 받은 호주 10대 소년이 방송에 출연해 심경을 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호주 시드니 북서부 세인트메리노스 지역 치플리고교를 다니는 케이시 헤인스(16). 뚱뚱한 체격과 소극적 성격으로 학교에서 왕따로 괴롭힘을 당하던 그는 자신의 얼굴을 후려친 리차드 게일(13)에 반격을 가해 호주 네티즌 사이에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아이들은 헤인즈의 뒤통수를 때리며 뚱뚱하다고 놀렸고, 심지어는 테이프로 기둥에 묶어 놓기도 했다. 그런 폭력에도 헤인즈는 아무런 반항을 하지 못했고 20일 호주 채널9의 시사 프로그램 '커런트 어페어'에 출연해 "왕따가 너무 심해 자살을 생각할 정도였다" 고 고백할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지난 14일 반전이 일었다. 수년간 학우들에 괴롭힘을 당해오던 헤인스는 당시 수업 전 시간표를 가지러 가다가 게일과 그의 친구들에 둘러싸여 벽으로 몰렸다. 게일은 득의양양하게 헤인스에 달려들어 얼굴에 주먹을 날렸지만 헤인스는 또다시 때리러 달려드는 게일의 손을 뿌리쳤다. 이어 게일이 다시 공격하려 하자, 헤인스는 순간 게일을 잡아 들어 올린 후 바닥에 메다꽂았다.
게일이 헤인스를 공격하던 모습을 촬영하던 다른 학생이 이 모습을 담은 약 40초 분량의 휴대전화 영상을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공개했고 호주뿐 아니라 수많은 네티즌이 헤인스를 '영웅'이라고 부르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외신을 통해 보도된 뒤 방송 출연까지 이어졌다.
방송을 통해 계속된 괴롭힘을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고 밝힌 헤인스는 당시 게일 외에도 다른 소년들까지 자신을 때릴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 동영상 이후 23만명의 팔로워가 생긴 헤인즈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은 적이 없었다"며 "이제 더 이상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고 놀려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전에는 한 번도 싸움을 해본 적이 없으며 이번 사건도 계획된 일이 아니었다"면서 "내가 한 모든 것은 날 방어한 것이었다. 절대 과잉 방어가 아니다. 그저 그만하게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동영상이 화제에 오른 이후 일부에서 '지나치게 과잉 방어를 했다' '폭력으로 되갚은 건 옳지 못하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해명이다.
사건 이후 헤인즈와 게일, 두 소년은 모두 정학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유튜브' 캡처]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