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니퍼트의 공 하나 하나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장민익은 국내 프로야구 최장신이다. 207cm의 큰 키가 메이저리그 '랜디 존슨'을 닮았다고 해서 '랜디 민익'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지난 시즌에는 1군 경기에 잇따라 등판, 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9게임 동안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10.54을 마크했다. 결국 김 감독의 선택은 2군 강등.
이를 갈았다. 독기를 품었다. 새 시즌을 앞둔 '절치부심' 장민익은 몸을 불렸다. 높은 타점으로 묵직한 구위를 뿌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장민익은 먹고 또 먹었다. 22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장민익은 말 그대로 거인이었다.
그런 그에게 올시즌 대물 용병이 찾아왔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한 더스틴 니퍼트가 바로 그 주인공. 키도 비슷했고 몸무게도 얼추 비슷했다. 장민익은 "신기하더라고요"라며 웃었다.
하지만 독기를 품은 장민익에게 니퍼트는 좋은 연구 대상이었다. 우선 150km에 육박하는 포심 패스트볼, 타이밍을 뺏는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구종이 다양했다. 또 큰 키에도 불구하고 투구폼이 부드러웠다. 장민익은 "니퍼트의 투구 밸런스가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어 "니퍼트의 공 하나 하나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비슷한 신체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장민익은 시범경기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게임 등판해 2피안타 무실점 행진 중이다. 몸이 불어나면서 공이 더 묵직해졌고 자신있게 공을 뿌렸다. 워낙 두산의 불펜진이 막강해 1군 엔트리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겠지만, 일단 김경문 감독의 마음을 흔드는 데 까지는 성공했다.
최종 1군 엔트리 선정에 고심하고 있는 김 감독은 "시범경기를 통해 (장)민익이가 제일 먼저 2군에 갈 줄 알았다. 그런데 독기를 품고 있더라"면서 "확실히 장민익이 지난 시즌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장민익-더스틴 니퍼트. 사진 = 마이데일리 DB]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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