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중, "연애 안 한지 5년, 과감한 연애가 하고 싶다"

[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올 해 서른 살을 맞은 배우 김아중. 여자로서도 배우로서도 서른이란 숫자는 확실히 전과 다른 게 느껴지는 나이다. 그 과도기에서 김아중은 SBS 드라마 ‘싸인’을 만났다. 새로운 드라마,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김아중은 이미지 변신, 연기적 발전, 더불어 인기까지 모두 얻는 데 성공했다. 30대의 시작을 그 누구보다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김아중. 그를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드라마 끝나고 시체처럼 잤어요. 지금은 괜찮은데 촬영이 막 끝났을 때는 굉장히 혼란스러웠어요. 다경이가 아직 마음 속에 있어서 떨쳐내는 데 힘들어요. 작품 경력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그런지 자꾸 그리워요. 빨리 다른 작품을 찾아야 될 거 같아요.”

‘싸인’에서 김아중은 솔직당당한 성격에 불의를 참지 못하는 신참내기 법의관 ‘고다경’으로 분했다. 기존에 그가 맡았던 여성스러운 캐릭터들과는 사뭇 다른 ‘고다경’을, 김아중은 울고 웃고 소리지르는 연기로 시청자들 머리 속에 ‘고다경=김아중’이란 등식이 성립되도록 완벽히 소화했다.

“’싸인’을 통해 거친 느낌을 표현하는 게 어떤 것인가를 배웠어요. 그동안은 아픈 것과 슬픈 걸 감추고 반대로 연기하는 게 세련된 거라 생각했어요. 근데 감정을 곧이곧대로 표현하는 거, 화나면 소리치고 슬프면 오열하는 그런 명확한 연기를 대중이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다경이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스태프들과 많이 고민했어요. 되도록 덜 치장하고 옷을 입어도 옷장에서 오랫동안 묵었을 것 같은 옷을 선택했죠. 초반에는 메이크업도 거의 안하고 비비크림 정도만 발랐어요.”

이런 김아중의 노력 때문일까. ‘싸인’이 방송되는 동안 김아중은 캐릭터와 완벽히 부합하는 연기와 스타일로 ‘촉다경’, ‘액션다경’ 등 다양한 별명을 얻었다. 김아중은 그런 대중의 높은 관심에 감사하면서도 진짜 듣고 싶은 수식어로는 의외로 ‘섹시하다’를 꼽았다.

“’섹시하다’는 단어가 좋아요. 몸매만이 아니라 생각조차도 섹시한 사람, ‘이 사람의 성품도 주관도 다 훔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섹시함을 가진 사람이고 싶어요. 외국 배우를 예로 들면요? 나탈리 포트만. 너무 섹시하지 않나요?”

“’싸인’ 촬영 중에 얼레벌레 서른이 돼 실감은 안 나요. 그래서 서른이 가져다 주는 의미는 별로 없어요. 배우는 작품에 따라 나이를 먹는데 여배우에게 서른은 이제 줏대 있게 일할 수 있는 나이인 거 같아요.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조금 더 멋있게 자기 주장 펼쳐가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그런 나이요. 여자로선 과감하게 연애할 수 있는 나이가 서른인 거 같아요. 내숭 떨어야만 하는 사회적 시선에서 벗어나 좀 더 과감해질 수 있는 나이죠.”

‘줏대있는’ 연기와 ‘과감한’ 연애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김아중은 마지막 연애를 한지가 무려 5년 전이라 한다. 강산이 반쯤 변했을 그 기간동안 얼굴 예쁘고 몸매 아름다운 배우 김아중이 연애를 못했다는 게 의심스러워 다시 반문할 수 밖에 없었다.

“진짜 연애 안 한지 5년 됐어요. ‘스치듯 안녕’ 한 남자도 없어요. 그래서 다들 제 눈이 높은 줄 아는데, 저 눈 발바닥에 달린 거 제 친구들은 다 알아요. 전 외모 안 보고 분위기를 봐요. 목소리 좋고 사람이 말만 하는데도 왠지 품어주는 거 같은 느낌을 주는 남자가 좋아요. 한석규 선배님 같은 그런 남자가 이상형이에요.”

5년간 연애를 못했다는 김아중은 공개연애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이다. “공개 안하고 과감하게 하겠다”며 웃어보인다. 대한민국의 여자 연예인으로서 그의 솔직한 대답은 당연한 걸 지도 모르겠다. 연애할 땐 좋으나 헤어진 후에는 하나의 이력처럼 남아 여자 연예인에겐 더 가혹한 꼬리표가 되니까. 그래서 배우는, 그리고 여배우는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외로움은 좀 익숙해지다가도, 불현듯 못 견디게 외로워질 때가 있어요. 특히 작품 끝나고 난 직후가 더 심해요. 이런 외로움은 사람을 만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에요. 뭔가 계속 몰두할 수 있는 일을 해야 없어지는 거라, 빨리 다음 작품을 해야 할 거 같아요. 사실 김아중이란 배우는 아직 뚜렷한 색깔을 못 찾은 배우에요. 어떤 연기자인지 사람들도 모르고 저 자신도 몰라요. 이제 조금씩 제가 어떤 배우인지 저 스스로도 알고 사람들한테도 알려줘야 할 시기가 오지 않았나 싶어요. 앞으로 쉬지 않고 따박따박 작품해 나가면서 제가 어떤 배우인지 보여드릴 게요. 지켜봐주세요.”

[사진=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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