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객원기자] 정규시즌에서의 SK 수비진은 어떤 모습일까.
시범경기가 9경기씩 치러진 가운데 SK는 실책 10개를 기록해 8개 구단 중 실책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한화는 2개, 삼성과 KIA는 3개에 불과하다.
마운드 못지 않게 수비가 탄탄하기로 소문난 SK이기에 약간은 의외의 성적. 하지만 실책 순위로만 본다면 특별한 일도 아니다. 지난해에만 81개로 8개 구단 중 2번째로 적었을 뿐 2008년에는 90개로 최다 1위, 2009년 최다 공동 2위(94개), 2007년 최다 3위(88개)를 기록할 정도로 실책 숫자는 결코 적지 않았다.
문제는 실책의 질. 그동안 SK가 적지 않은 실책 숫자에도 뛰어난 수비로 인식됐던 것은 안타성 타구를 잡으려는 과정에서 실책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범경기는 다르다. 누구라도 아웃시킬 수 있는 평범한 타구들이 실책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 실책은 고스란히 결정적 실점으로 연결되며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22~23일 LG 2연전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22일 경기에서 SK는 7회까지 8-4로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8회 유격수의 실책이 빌미가 돼 2실점한 뒤 9회에는 1루수 실책을 계기로 3점을 허용하며 8-9로 역전패했다. 두 차례 모두 평범한 타구였다. 결국 SK 선수들은 경기 종료 후 김성근 감독의 '공포의 500펑고'를 경험해야만 했다.
23일도 마찬가지. SK는 8회까지 3-1로 앞서 전날 패배를 여유롭게 설욕하는 듯 했다. 9회 1사 후 LG 윤상균이 때린 타구가 중견수 김강민에게로 갔다. '평범한 플라이'의 정석. 하지만 '짐승' 김강민이 이 공을 놓쳤고 SK 마운드에 있던 이승호는 다음타자 김태완에게 동점 홈런을 맞았다.
SK로서는 불행 중 다행으로 9회말 2사 후 김강민의 '속죄 2루타' 뒤 박정권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했다. 만약 또 다시 실책이 빌미가 돼 패했다면 팀 분위기가 최악으로 치닫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SK는 이번 시범경기동안 'SK다운' 야구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실책은 'SK 답지 않은 야구'의 화룡점정을 찍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실책은 타선과 마운드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김성근 감독의 머리를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SK가 시범경기에서의 불안한 수비를 정규시즌에는 떨칠 수 있을까. SK에게 수비 안정화는 박경완의 컴백만큼이나 간절한 일이다.
[사진=SK 김성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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