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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김건모가 '나는 가수다'에서 자진 하차한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나는 가수다'의 위기만 키우고 있다.
김건모는 23일 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소속사 라인미디어 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가수다'에서 자진 하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건모는 재도전을 받아들이지 말았어야 한다며 후회의 뜻을 내비쳤지만 이미 '나는 가수다'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때 늦은 결정이 됐다.
김건모는 이같은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탈락을 받아들여야 했다. 김건모는 청중평가단 투표로 7위를 차지한 뒤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건모는 방송에서 "내가 그렇게 못했나? 피아노도 안 틀리고, 노래도 열심히 했는데"라고 했다. 단지 립스틱 퍼포먼스가 청중 평가단의 반감을 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김건모는 청중평가단 500명의 귀를 믿어야 했다. 500명의 청중평가단이 단순히 하나의 퍼포먼스에 의해 순위를 결정했다고 생각하는 건 결과를 받아 들일 수 없다는 태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또 탈락을 취소하고 재도전하는 것이 청중평가단 500명의 결정을 무시하는 동시에 시청자와의 약속을 깬다는 점을 명심했어야 했다. 김건모 역시 재도전 여부를 고민하며 "가장 중요한건 어려운 시간을 내서 여기까지 온 사람들이 결론을 내린건데 룰을 깨는 거다"라고 했다. 또한 "재도전을 해서 물의를 일으키는 것보다는 깔끔하게 빠지는게 나을 것 같다"는 말까지 했다.
그러나 결국 김건모는 재도전을 선택했고 논란이 가열되던 방송 다음날인 21일, 두번째 서바이벌 무대 녹화까지 마쳤다. 만약 김건모 스스로 재도전 수락이 잘못됐단 것을 깨달았다면 두번째 서바이벌을 녹화하기 전에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 그러나 김건모는 방송 녹화에 참여했고, 그 방송에서 새로운 탈락자가 나왔다.
탈락자가 누구인지 공개되지 않은 시점에서 만일 김건모가 두번째 서바이벌에서 탈락자가 됐다면 김연우가 빈자리를 채우게 돼 문제가 그나마 적다. 하지만 만약 김건모가 두번째 서바이벌에서 탈락하지 않았다면 '나는 가수다'는 김연우 외에 김건모를 대체할 가수를 새롭게 찾아야 한다.
또 김건모의 늦은 결단은 김영희PD의 하차와도 무관하지 않다. 김건모가 후배 가수들과 스태프의 재도전 요청을 끝내 거절했다면 '나는 가수다'는 비난의 대상이 아닌 선후배 가수간의 의리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눈물의 무대로 보여졌을 수 있다.
하지만 김건모의 재도전 수락으로 김영희PD는 시청자와의 약속을 깨버린 연출자가 됐고, 이소라의 눈물은 오만한 MC의 눈물이 돼 버렸다.
이 모든 상황이 김건모가 의도했던 바는 아님이 분명하다. 하지만 국민가수 김건모는 청중 평가단의 투표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고, 결국 '나는 가수다'는 3주만에 존폐위기에 처하게 됐다.
[김건모. 사진 = MBC 화면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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