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객원기자] 지난 해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는 그야말로 혈투였다. 매 경기 1점차 진땀 승부를 벌이느라 모든 선수들이 녹초가 됐다. 특히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 선발투수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불펜투수진을 바로 가동시켰다. 두산의 경우엔 임태훈, 정재훈, 고창성, 이현승, 레스 왈론드 등 불펜투수들이 시도 때도 없이 등판했다.
정재훈은 지난 해 8승 4패 2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1.73으로 홀드왕을 차지한 최고의 중간계투였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선 정규시즌과 같은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한방을 맞기 일쑤였다. 정규시즌 63경기에서 78이닝을 던졌고 63경기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이었다. 개인 최다 이닝은 2009년의 93⅓이닝이지만 이는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것이었다. 그 해 개막 2선발로 출발해 6월초까지 선발투수로 뛰었고 33경기 중 11경기가 선발 등판 경기였다.
정재훈보다 더 많은 경기와 이닝을 책임져야 했던 투수는 고창성이었다. 고창성은 73경기에 나와 82이닝을 소화했다. 2009년 64경기 74이닝에서 9경기와 8이닝이 늘어났다.
홀드왕 정재훈의 홀드 개수는 23개, 고창성은 이에 1개 모자란 22개였다. 20개 이상 홀드를 기록한 투수가 이들 2명 뿐이니 이들의 비중을 짐작케 한다. 지난 해 구원투수 최다 이닝 5명에 이들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 고창성은 정우람(SK·102이닝), 안지만(삼성·92이닝)에 이어 3위, 정재훈은 4위 박정진(한화·79⅓이닝)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지난 해 두산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켈빈 히메네스(평균 5.8이닝)와 김선우(5.5이닝)로 둘 모두 선발로 등판했을 때 평균이닝은 6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리그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15명 중 각각 8위와 11위로 중간 수준이었다. 불펜의 한 축이었던 임태훈은 선발로 전환했고 레스 왈론드는 선발투수로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마무리투수 이용찬은 최근 2시즌 모두 경기수보다 이닝수가 적었다.
올해는 어떨까. 임태훈으로 구원투수로 돌아와 마무리투수를 맡을 예정이고 이용찬은 불펜진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일본에서 돌아온 이혜천은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함에 따라 이현승은 불펜에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외국인투수 라몬 라미레즈가 극악의 부진을 겪으면서 대신 이현승이 선발진에 가세하게 된 것. 과연 두산은 정재훈과 고창성의 부담을 나눌 수 있는 투수를 확보했을까.
김경문 감독은 불펜투수진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 "선발투수들이 오래 끌고 가면 좋은데 중간투수진도 어느 해보다 괜찮다. 꼭 이닝에 연연하지 않고 바로 바로 2번째 투수가 준비해서 들어갈 수 있게 하겠다. 지고 있는 경기를 많이 이겨야 하지 않나. 그래야 원하는 성적을 거둘 수 있다. 그만큼 불펜투수들의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더스틴 니퍼트 영입, 이혜천의 복귀 등 투수진 보강에 성공한 두산이 얼마나 투수진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 두산 정재훈, 고창성, 임태훈(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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