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객원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주목할 것 중 하나는 특급 외국인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들의 등장이다. LG는 160km 강속구를 뿌리는 레다메스 리즈를 영입했고 두산은 지난 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등판 경력이 있는 더스틴 니퍼트와 계약에 성공했다. 삼성은 ML 풀타임 시즌을 치른 바 있는 라이언 가코를 데려와 타력을 보강했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롯데가 카림 가르시아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데려온 브라이언 코리는 그들에 비해 이름값이나 경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나이도 마흔의 가까운 그다. 그래서 롯데가 그의 영입을 발표했을 때 팬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코리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시범경기에서는 3경기에 나서 2승 평균자책점 0.90으로 눈에 띄는 호투를 펼쳤다. 개막전 선발 후보로 꼽힐 정도다.
코리는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이 된 지난 26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유일한 실점은 2회말 채태인에게 솔로포 한방을 허용한 것이었다. 그러나 코리는 4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이뤄진 채태인과의 재대결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한 뒤 빠른 볼로 삼진 아웃으로 잡아내며 설욕에 성공했다.
코리의 빠른 공 최고 구속은 140km 초반대. 그러나 구속에 비해 구위가 묵직한 편이고 서클체인지업이 타자들을 헛스윙을 유도하거나 타이밍을 뺐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이미 캠프 중 코리는 "나는 빠른 볼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가 아니다. 볼 스피드에 연연하기 보다 컨트롤 위주로 갈 것이다"라며 제구력에 중점을 둘 것을 말한 적 있다.
변수는 역시 나이에 따른 체력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주로 중간계투로 뛰었고 아직 정규시즌이 아닌 만큼 100개 이상 투구 기록이 없어 이닝 소화 능력을 판별하기 어렵다. 26일 삼성전에서 코리의 투구수는 77개였다. 그러나 사사구를 거의 내주지 않는 것 만큼은 여느 투수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범경기에서 코리는 10이닝을 던지며 볼넷 단 1개를 허용하는데 그쳤다.
양승호 감독은 자신의 모자에 숫자 '80'을 새겨 넣었다. 이는 시즌 80승을 목표로 하겠다는 의지다. 지난 해 1위 SK는 84승, 2위 삼성이 79승을 거뒀다. 최소 플레이오프 직행은 해야 우승권에 들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선 마운드의 안정이 필수다. 무엇보다 마운드 보강에 초점을 두고 데려온 선수인 만큼 코리의 활약 여부는 롯데의 성적을 판가름할 중요 요소로 볼 수 있다.
팬들의 기대치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 기대는 설문조사에 반영됐다. 얼마 전 티켓링크가 실시한 '2011 프로야구에서 가장 기대되는 새로운 해외 영입 선수는?'이라는 물음에 코리가 37.34%로 1위에 올랐다. 거듭된 호투로 자신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는 코리가 정규시즌에서도 활약을 이어갈지 궁금하다.
[롯데 외국인투수 코리. 사진 제공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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