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김민성의 스타★필]
연애는 조작해도 예능은 실제 상황이다. 최근 KBS ‘해피선데이-1박2일’에 투입된 엄태웅 얘기다. 지난 해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에 출연해 남의 연애사를 조작하던 그가 ‘1박2일’ 제6의 멤버로 직접 생고생을 하며 활약하고 있다.
첫 등장부터 집에서 취침중인 반나체(?)인 그를 급습해 강제 연행해도 사람 좋은 웃음만 짓던 그에게 시청자는 반해버렸다. 첫날 무일푼으로 고속도로에 낙오시켜도, 유성 매직으로 얼굴에 낙서를 해도 그냥 허허 거리는 그에게 정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예능 생초보인 엄태웅이 5년간 동거 동락한 멤버들과 잘 어우러질 수 있을지 하는 우려는 방송 첫 회부터 떨쳐냈다. 뭐든 시키면 한다는 해서 ‘엄순둥’, 예능감 제로라서 ‘무(無)당’, 씨름할 때부터 강호동 팬이라고 밝혀 ‘호동빠’ 등 붙여진 별명도 많다. ‘부활’ 시절 손발 절절하게 카리스마를 발산하던 엄포스는 찾아볼 수 없다.
강하게 쎈 역할을 주로 맡았지만 엄태웅의 착한 인간성은 소문이 자자했다. 그런 점에 반해 1박2일 PD가 삼고초려하여 그를 영입했다. ‘허당’ 이승기가 별명으로 붙인 ‘무당’은 이 남자의 본 모습과도 상통하는 것 같다. 어떤 역할을 맡으면 그 인물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인물로 빙의되는 것 같다. 자신을 완전히 비워내고 새로운 캐릭터로 입는 것이다.
'1박2일'에 나오는 엄태웅은 그 자신을 그대로 연기(!)한다. 37살이나 먹었고, 연예계 14년 짬밥이지만 순진하기 그지없다. 띠동갑 이승기에게 휘둘릴 만큼 어리바리하고, 구구단 문제를 잘 맞히기 위해 핸드폰에 저장하고 외우고 다닐 만큼 극성이다. 착하고 성실하고 다정다감한 성품은 완전 호감형이다.
엄태웅은 '1박2일' 멤버들과 조금씩 닮아있다. 예능을 다큐처럼 심각하게 접근하는 것은 김C를, 정 많고 배려심 많은 성품은 이수근을, 강철 체력에 끈질긴 승부욕은 강호동을 닮아있다. 그가 하는 말과 행동이 가식 한 점 없이 진솔하기에 시청자들은 그를 주시하게 된다. 영화 ‘트루먼쇼’에 나오는 트루먼처럼 전국민적 관심을 짊어지게 됐다.
'1박2일' 특성상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멤버들의 일거수일투족에는 인간미가 넘쳐난다. 어려운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남자들만의 끈끈한 우정과 유대감이 강화되고 잘하든 못하든 모두가 하나이다. 제6의 멤버 엄태웅을 배려하는 1박2일 멤버들은 노숙한(?) 막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이끌고 밀어주고 기다려 주고 있다. 국민 예능이라는 유명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박2일'에서 엄태웅과 다섯 멤버들의 좌충우돌 국토순례가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래본다.
[엄태웅. 사진 = 1박2일 캡쳐, 시라노연예조작단, 선덕여왕]
함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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