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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식모들'(가제)이 드라마 시작 전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29일 KBS 홈페이지 내 시청자 상담실-시청자 게시판에는 "'식모들'(가제)에 대한 의견-'식모'라는 용어는 당장 폐기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기재됐다.
'전국여성가사사업단 우렁각시 수원지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모씨는 "가사 관리사는 현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너무 중요한 직업이며 전문직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씨는 "가사노동에 대한 우리사회의 의식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가사노동은 여성의 일이며 맞벌이 가정에서 가사노동에 할애되는 시간이 전업주부와 맞벌이 주부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꾸준히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드라마 '식모들'에 대해 저희는 우려를 표합니다. 드라마 내용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방송의 공익성에 비추어 이미 사회적으로 폐기된 '식모'라는 용어를 부활시켜서는 안 됩니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식모들이) 가제목일지라도 '식모'라는 용어를 당장 폐기하고 다른 제목으로 바꾸어야 합니다"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게시판 관리자는 "이OO님께서 보내주신 의견은 이미 접수되어, 취합하여 담당팀으로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답변을 남겼다.
이하 이씨의 글 전문.
'식모들(가제)'에 대한 의견
- '식모'라는 용어는 당장 폐기되어야 합니다 -
안녕하십니까? 전국여성가사사업단 우렁각시 수원지부입니다.
가사 관리사는 현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너무 중요한 직업이며 전문직입니다. 가사노동에 대한 우리사회의 의식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가사노동은 여성의 일이며 맞벌이 가정에서 가사노동에 할애되는 시간이 전업주부와 맞벌이 주부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성공한 여성의 뒤에는 반드시 여성의 희생이 있다고 해야 할 만큼 친정엄마가 혹은 가사 관리사의 도움이 없이는 여성이 밖에 나가 한 명의 사회인으로 서기에는 너무 힘든 상황입니다.
가사노동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한 현 실정에서 가사 관리사의 전문화는 가사 관리사로 일하는 여성에게도 가사 관리사의 도움이 필요한 여성에게도 너무나 절실한 일입니다. 이에 가사 관리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전문화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가사 관리사들은 ‘파출부’ ‘아줌마’라는 용어에서 보듯이 하나의 직업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 환경 속에서 본인과 가족들 역시 무슨 일을 하는지 떳떳이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꾸준히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드라마 ‘식모들’에 대해 저희는 우려를 표합니다. 드라마 내용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방송의 공익성에 비추어 이미 사회적으로 폐기된 ‘식모’라는 용어를 부활시켜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청소부가 ‘환경미화원’, 간병인이 ‘간병사’라는 식으로 직업적 인식을 개선해가고 있는 시대입니다.
가사 관리사 역시 10년 이상에 걸친 비영리단체들과 당사자들의 지난한 노력으로 식모→파출부→가사도우미→가사 관리사로 호칭을 바꿔나가고 있는 지금, 드라마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볼 때 ‘식모’라는 한 마디는 현장의 오랜 노력을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가제목일지라도 ‘식모’라는 용어를 당장 폐기하고 다른 제목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황의경PD, 서숙향 작가님은 그 전 작품을 통해 사람과 다양한 직업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도 보는 사람들은 가사 관리사에 대해 긍정적 마음을 가지고, 종사자들은 자신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애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식모들' 주연 성유리,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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