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사진 한 장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리게 한다. 바로 김제동이 큰절을 올리는 모습의 사진이다. 김제동은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무런 설명이나 코멘트 없이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김제동이 아스팔트 바닥에 고개를 숙인 채 큰 절을 올리는 사진은 많은 것을 암시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은 아무런 설명도 없지만 이 사진이 최근 불거진 MBC‘나는 가수다’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신의 언행에 대한 김제동의 진정한 사과로 해독하고 있다.
그동안 김제동은 방송안팎에서 진중하고 논리적이지만 따뜻하고 감동적인 언행으로 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아왔다. 그래서 그는 단기간에 대중의 사랑을 받는 방송인으로 우뚝 설수 있었다. 김제동의 방송안에서의 모습과 방송밖의 모습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답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런 그가 시청자를 실망시켰다. 바로 ‘나는 가수다’20일 3회 방송에서 청중평가단의 평가에 의해 최하위 7위를 기록해 탈락해야 하는 김건모에게 재도전 기회를 주자고 제작진에게 건의한 사람이 김제동이었기 때문이다. 출연진 상당수가 직간접적으로 김건모의 재도전 기회 부여에 동의하고 이소라가 김건모 탈락에 눈물을 흘리며 격정의 감정을 드러내면서 김제동이 대표격으로 김영희PD에게 재도전의 기회 부여 건의를 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결과적으로 이 프로그램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었고 시청자와 청중평가단의 존재를 무시하는 것이었다. 동료에 대한 따뜻한 감정과 사랑의 의도였지만 결국 시청자의 눈에는 김제동의 언행은 큰 실수를 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방송직후 제작진, 출연진, 그리고 김건모, 이소라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쏟아졌다. 물론 김제동에 대한 비난 역시 홍수를 이뤘다. 그 비판은 당연한 것이다. MBC경영진은 김영희PD를 전격 하차시키고 신정수PD를 후임 연출자로 결정했다. 그리고 방송을 잠정 중단하고 새단장을 해 내보내기로 했다.
김건모 재도전 부여로 촉발된 일련의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을 사람 중 한사람이 바로 김제동이었을 것이다.
김제동과 개인적인 친분을 갖고 있는 정신과 의사 정혜신박사는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가수다’논란 직후 김제동의 상황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 정혜신박사는“제동이 왔다. ‘나는 가수다’ 논란 속에 깊숙한 내상을 입은 것 같다. "그는 울고 울고 몸을 떨며 운다. 내 책상 위의 크리넥스 통을 다 비웠다. '무섭다. 사람이 무섭다. 내가 없어져 버릴 것 같다. 모든 게 내 잘못이다' 맘 여린 사람 순으로 우리 곁을 떠나게 만든다. 여린 우리들이”라고 김제동의 심경과 말을 전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에선 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 하지만 실수라는 것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다. 김제동도 그런 맥락에서 실수를 한 것이다. 그 실수 뒤 김제동은 가슴 아파하며 오열로 자신의 행동을 자책했고 큰절로 무언의 가장 큰 사과를 했다. 역시 김제동 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용기를 내라고 위로를 보내는 것이다. 이제 김제동은 실수를 딛고 더 좋은 방송을 하는 것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가야한다.
[트위터에 큰절 하는 사진을 올린 김제동. 사진=김제동 트위터]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