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병민 기자] '괴물'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한화 류현진의 또다른 별명은 '소년가장'이다. 지난 2년 동안 최하위의 팀을 홀로 이끌며 고군분투하자 야구 팬들이 동정의 마음으로 지어준 별명이다.
올해로 6년차가 되는 류현진은 지난 5시즌 간 총 78승을 올렸다. 데뷔 첫 해 투수 3관왕을 차지하며 일약 에이스로 급부상했고 데뷔 이듬해 17승 방어율 2.94를 기록하며 2년차 징크스마저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후 약해진 팀 전력과 맞물려 2009년까지 승수는 줄어들고 방어율은 올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류현진은 한대화 감독의 철저한 로테이션 관리 아래 다시 부활했다. 25경기에 출전해 16승 4패 방어율 1.82를 기록, 팀이 기록한 49승의 30%가 넘는 승리를 본인 손으로 해결했다. 지난 시즌 한화의 팀 방어율은 5.43으로 류현진이 없었다면 6점대로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시즌 막판 피로 누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지만 본인 역시 100점 만점에 120점의 활약이었다고 자평할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류현진도 넘지 못한 벽이 있다. 바로 1999년 정민태(당시 현대·20승)가 마지막으로 기록한 토종투수 20승 기록이다.
올해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통해 '괴물'의 면모를 과시한 류현진은 어느해 보다 20승이 유력하다. 많은 전문가들 역시 류현진의 올시즌 20승 달성에 밝은 전망을 하고 있다.
하지만 관건은 역시 팀에서 얼마나 지원사격을 해주느냐에 달려있다. 특히 지난해 2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지만 팀의 전력 열세로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경기가 많아져 결국 16승에서 멈췄다.
올해 한화는 주포 김태완과 송광민이 전력에서 이탈했고, 라인업의 절반이 새 얼굴로 채워졌다. 그 결과 한화의 시범경기 타율은 0.228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시즌 초까지 최진행 장성호 정원석 등 클린업트리오 멤버들은 부상 여파로 제실력을 발휘할 지 미지수다. 올해도 타선이 화끈한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군 전역 선수들의 가세로 내외야 수비가 지난해 보다 강해졌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특히 한상훈 고동진 등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의 합류는 땅볼과 뜬공으로 많은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 류현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이 올 시즌 20승을 달성한다면 2000년 이후 최고 투수 등극에 마지막 방점을 찍게 된다. 그 달성여부는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팀 동료들이 얼마나 받쳐주는지에 달려있는 셈이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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