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함태수 기자] 최강이라던 KIA의 마운드가 수상하다. 개막전 역전패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이틀 연속 난타를 당했다.
KIA는 3일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서 이범호의 적시타, 김상현의 그랜드슬램을 앞세워 5회까지 8-2로 넉넉하게 앞섰다. 하지만 6회초 대거 6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조범현 감독은 선발 트레비스에 이어 손영민을 투입시켰지만 2실점(2자책)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또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세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으로 고개를 떨궜다. 곽정철은 이범호의 결승 솔로홈런이 터지며 승리투수가 되긴 했지만 박석민에게 2타점짜리 중전안타를 맞았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KIA의 마운드는 8개 구단 중 최고로 뽑혔다. 윤석민-로페즈-트레비스-양현종-서재응-김희걸의 6선발 체제에 박경태-신용운-손영민-곽정철-유동훈 등이 버티고 있는 구원진은 굳건해 보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윤석민과 유동훈만이 제 역할을 했을 뿐 나머지 투수들은 동반 부진했다.
그렇다면 이같은 KIA 마운드의 불안한 모습을 어떻게 봐야 할까.
◇ 갑작스런 등판, 운 없는 곽정철
우선 개막전서 삼성의 채태인에게 역전 만루홈런을 허용한 곽정철은 운이 없는 케이스다. 당시 KIA는 7회까지 윤석민이 삼진 7개를 뺏어내며 완벽한 피칭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기자들이 윤석민의 완투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던 상황, 곽정철 역시 완벽하게 몸을 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호투하던 윤석민은 8회 들어 갑자기 난조를 보였다. 신명철, 조동찬, 이영욱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을 했다. 급한대로 조 감독은 곽정철은 올렸다. 몸이 덜 풀린 상태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결국 곽정철은 박한이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고 채태인에게는 만루홈런을 맞았다. 패배 후 조범현 감독은 "투수 교체를 잘못한 내 탓이다. 곽정철이 몸이 덜 풀린 상황에서 등판했다"라고 인정했다.
3일 경기에서는 2사 만루 상황서 상대한 박석민을 범타로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유격수 김선빈의 수비 위치가 극단적으로 3루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만약 김선빈이 정상 수비만 했다면 박석민을 유격수 땅볼로 막을 수 있었다.
◇ 추운 날씨, 트레비스-손영민-양현종
트레비스, 양현종, 손영민의 부진은 날씨 탓이 크다. 3일 광주 무등경기장에는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기온은 8도. 입김이 나올 정도였다. 날씨가 추우면 타자보다는 투수가 애를 먹는다. 직구 스피드도 나오지 않고 땀이 흐르지 않아 투구 밸런스를 잡기도 힘들다.
또 이날 경기서 트레비스는 스파이크에 묻은 흙을 떼어내느라 몇 번이나 발을 털었다. 1회초 선두타자 배영섭과 박한이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는데, 이 과정에서 미끄러운 마운드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양현종도 비슷했다. 박한이-가코-최형우를 상대한 양현종은 공을 뿌리고 나서 투구폼이 무너졌다.
지난 시즌 KIA를 상대로 유독 강한 면모(4승, 방어율 1.72)를 보인 카도쿠라 마저 2이닝 8실점하게 만든 날씨. 여기에 비까지 보슬보슬 내리는 상황. 분명 이날 날씨는 투수들이 던지기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곽정철-양현종. 사진=마이데일리DB]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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