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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지금까지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하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클레어 데인즈를 떠올렸을 것이다. 원수지간인 서로의 집안 탓에 독약을 먹고 죽음을 택해야 했던 로미오와 그를 따라 자살한 줄리엣의 이야기는 애절한 사랑의 대표적인 예로 자리잡아왔다.
하지만 2011년 '노미오와 줄리엣'은 다르다.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노미오와 줄리엣'은 이런 비극적인 사랑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3등신의 사랑스런 캐릭터들의 '셰익스피어도 깨어날 만한 어메이징한 로맨스'는 어린 관객들뿐만 아니라 기존 '로미오와 줄리엣'을 사랑했던 성인 관객들의 눈길까지 사로잡는다.
'로미오와 줄리엣' 패러디 격인 '노미오와 줄리엣' 제목만큼이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사랑스런' 캐릭터다. 사기로 만들어진 인형인 탓에 걸을 때마다 '탁탁' 소리가 나지만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빨간 모자를 쓰고 있는 레드가와 파란 모자를 쓰고 있는 블루가는 개성만점 인물들은 캐릭터의 풍성함을 살린다. 특히 블루가에서 냄새를 잘 맡아 강아지 역할을 하고 있는 버섯이나 줄리엣의 유모 개구리 나네트는 주인공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미친 존재감'을 과시한다. 여기에 3D가 주는 생동감 넘치는 영상은 또 다른 볼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다시 내용으로 돌아가자면 인간들 눈에는 그저 '3등신 사기 인형'으로만 보이는 이들은 치열한 전쟁을 치루는 중이다. 다른 색의 모자를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인간을 만나는 것보다(인간을 만나면 인형으로 변해야 한다) 더 소스라치게 놀라며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다.
작은 요정들의 싸움일 뿐이지만 그들만큼은 치열하다. 레드가와 블루가의 상징인 색이 담긴 모자가 잘려 나가면 세상을 잃은 것처럼 좌절하고, 아무리 살아 움직인다 할지라도 본질은 깨지기 쉬운 사기 인지라 자칫 잘못 넘어진다면 존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이 사이에 레드가 수장 레드블릭의 딸 줄리엣과 블루가의 우두머리 레이디 블루버리의 아들 노미오가 사랑에 빠진다. 운명처럼 첫눈에 반하게 되지만 서로의 모자색을 보고 절망에 빠진다. 애달픈 비극이지만 사랑을 잃어본 적 있는 플라밍고 페더스톤으로 인해 두 사람은 용감하지만 조심히 사랑을 키워 나간다. 바로 사랑스러운 요정들의 생사를 건 러브 스토리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흥미로운 점은 노미오와 셰익스피어의 만남이다. 노미오는 셰익스피어에게 당차게도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 결말에 딴죽을 걸며 사랑을 지킬 것을 다짐한다. 그때부터 셰익스피어도 놀라 깨어날 만한 어메이징한 로맨스가 시작되는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과 똑같은 설정에서 시작하지만 패러디 영화(?)답게 결말에 반전을 맞는다.
2011년 새롭게 탄생한 '노미와 줄리엣'은 어린 관객들에는 재미와 교훈을, 성인 관객들에는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할 것이다. 또 국내 더빙 판에서는 티아라의 지연과 엠블랙의 이준, 개그우먼 정주리가 참여해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한편 '노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노미오와 줄리엣' 스틸, 사진 = 쇼박스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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