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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JYJ 월드투어 콘서트의 첫 출발인 태국 방콕 공연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이틀간 열린 공연에 2만2천여 명의 팬들이 찾았고, 태국 총리의 딸부터 현지 유명 연예인까지 JYJ의 무대를 보려는 태국인들의 발걸음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이들이 정말 가수 활동의 제약을 받고 있는 그룹 JYJ가 맞는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JYJ는 동방신기에서 갈라져 나오며 전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분쟁을 겪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 이들의 무대를 찾아보기 힘들어진 게 사실이다. 각 방송국 가요 프로그램은 복잡한 이해 관계에 얽혀 JYJ를 쉽사리 무대에 올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 JYJ 팬들은 무대가 아닌 드라마, 뮤지컬 등에서 멤버들의 모습을 더 자주 보고 있다.
특히 JYJ는 방송 출연에 제약을 받다 보니 자신들의 활동을 알리는데 한계가 있는데, 김준수는 방콕 공연 전 그 부분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앨범이 미국에서 정식 발매 되지 않았는데도 빌보드 독자들이 선정한 올해의 음반 5위에 올랐다. 또 카니예 웨스트, 로드니 저킨스 같은 아티스트가 앨범에 참여했는데 팬들 외에는 잘 모른다. 좋은 곡으로 앨범 퀄리티에도 자부심이 있는데 한국에서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
이 뿐 아니다. 케이블 채널 QTV에서 방영 예정이었던 JYJ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방송 연기를 거듭하더니 결국 충분한 설명 없이 방송 자체가 취소됐다. 또 팬들이 자발적으로 JYJ 인터넷 방송국을 개국해 새로운 팬덤 문화의 방향을 제시했지만 어이 없게도 개국 4일만에 운영진이 폐국을 선언해 충격을 줬다. 그야말로 악재에 악재를 거듭하고 있는 JYJ다.
사실 JYJ는 동방신기로 활동할 당시 아시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그룹이었다. 최상의 대접을 받으며 각 방송국이 캐스팅 경쟁을 벌였고 최고의 스태프들과 함께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김재중, 박유천, 김준수는 동방신기에서 JYJ가 되는 순간 자신들이 누렸던 모든 것의 가치를 깨달았을 것이다.
방송에서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이들에게 공연장은 팬들에게 노래를 들려 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이는 결국 멤버들에게 신인 시절에나 느꼈을 법한 무대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했고, 단 한번뿐인 라이브 무대에서 완벽한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JYJ 스스로 자신들을 단련시키게 했다.
또 미디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적은 만큼 JYJ는 언론과의 인터뷰 하나 하나에 정성을 다해 임하게 됐다. JYJ 팬들 뿐 아니라 마음이 돌아선 예전의 팬들, 또 JYJ를 모르는 사람들까지 어떤 모습으로 JYJ가 비쳐질지 멤버들은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한 관계자는 JYJ가 한 방송 매체와 가졌던 인터뷰를 떠올리며 "멤버들이 그렇게 떠는 모습은 처음 봤다"고 했다.
팬들도 JYJ가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바라보며 예전보다 응집력과 단결력이 강해졌다. 팬들 스스로 JYJ를 보호해 주려는 성향이 짙어진 것이다.
JYJ 팬들은 인터넷 방송국도 정식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형평성과 공정성을 지향하길 바랐지만, 당초 취지와 다르게 운영진은 저작권 자료 무단 사용, JYJ에 대한 잘못된 정보 제공, JYJ와 관계 없는 여성 정치인을 등장시키는 등 문제점이 속출했다. 이에 JYJ 팬들은 JYJ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방송이 편향적으로 흘러갈 것을 우려했고 결국 운영진이 폐국을 선언한 것이다. 인터넷 방송국의 개국부터 폐국까지 전 과정에서 팬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자체적인 정화 능력이 반영된 사례로 볼 수 있다.
태국 콘서트에서 JYJ는 자신들의 현 상황을 표현한 노래 '이름없는 노래 part 1'의 첫 라이브를 선보였고 관객들은 노래가 끝나자 박수를 보냈다. JYJ의 길을 응원하는 격려의 박수였다.
[태국 방콕 임팩트 아레나에서 시작된 JYJ 월드투어 콘서트 2011. 사진 =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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