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LG 박종훈 감독은 "선발 투수가 6이닝을 버텨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김광현, 류현진 등 상대팀 에이스를 만났을 때는 더욱 그렇다. 올 시즌 LG의 전력이 상승한 만큼 선발투수가 6이닝만 버텨주면 김광현, 류현진이 나와도 박 감독은 해볼만 하다고 했다.
5일 잠실에서는 이를 시험해 볼 수 있는 무대가 펼쳐졌다. SK는 부동의 에이스 김광현이 등판했고 LG는 주키치였다. 하지만 박 감독의 바람처럼 주키치는 6이닝 이상을 던져주지 못했다. 그는 4⅓이닝만 소화하고 일찌감치 교체됐다.
이날 주키치의 공은 위력적이었다. 직구(18), 커브(17), 슬라이더(5), 커터(35),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질에 SK 타자들은 애를 먹었다. 직구 스피드는 144km까지 나왔고 특히 커터가 위력적이었다. 높은 타점에서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오는 커터는 주키치가 한국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번번히 나온 야수들의 실책이 주키치의 발목을 잡았다. 주키치는 1, 2회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처리하고 3회 2사후 주키치는 박재상에 2루타를 허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우익수 이진영이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놓쳤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타구 판단이 빨랐다면 충분이 잡을 수 있는 공이었다. 또 다음 타자 박재홍의 손쉬운 2루 땅볼도 김태완이 놓치며 2사 1,3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이미 덕아웃에서 쉬고 있어야 할 투수가 10여 개의 공을 더 뿌리고 있는 상황. 주키치는 결국 정상호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실점을 허용했다. 힘빠진 4회에는 박정권에게 큼지막한 2루타를 허용하고 임훈에게 3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박진만의 좌익수 희생플라이가 나오며 2실점했다.
하지만 이날 보여준 주키치의 투구는 박 감독의 신임을 사기에 충분했다. 컨트롤도 좋았고 공의 움직임도 좋았다. 좌·우 타자들 상대할 만한 자신만의 무기도 보여줬다. 시범경기서 일부 전문가들은 "리즈보다 오히려 주키치가 더 까다로울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날 중계를 맡은 이효봉 MBC SPORTS+ 해설위원은 경기 후 "주키치는 상당히 좋은 투수다. 공의 무브먼트도 좋고, 제구도 된다. 예리하게 꺾여 들어오는 커터를 공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올 시즌 몸관리만 잘 하면 10승 이상은 충분히 할 투수"라고 높은 점수를 줬다.
[주키치. 사진 = 마이데일리 DB]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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