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유병민 기자] 올시즌 600만 관중 돌파의 목표를 위해 순항하던 프로야구가 초반부터 뜻하지 않는 변수에 부딪혔다.
6일 대전구장에서는 잔뜩 찌푸린 날씨와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부는 가운데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시작전부터 취재진과 구단관계자의 관심사는 '방사능 비'였다. 최근 일본 원전사태의 여파로 방사능 비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불거진 가운데 프로야구 흥행에도 분명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한화와 KIA의 경기가 진행되던 8회말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 9회가 시작되자 빗방울은 더 굵어졌고 우산을 챙기지 못한 관중들은 황급히 자리를 피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홈팀 한화가 7-9로 뒤진 상황이기에 많은 관중들은 한화의 패배를 직감하고 총총히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승부는 9회말 강동우의 동점 투런 홈런으로 연장전에 접어 들었고, 10회말 이대수의 극적인 역전 끝내기 홈런으로 마무리 됐다. 많은 관중들이 자리를 떠난 뒤에 챙긴 승리라 아쉬움이 남았다.
기상청 일기 예보에 따르면 7일 강수 확률은 최대 90%다. 한화 관계자에게 '방사능 비'로 인한 우천취소에 관해 질문을 하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한화 측은 "물론 방사능 비가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 비로 인해 경기가 지장을 받는다면 우천 취소를 고려해야 할 것 같다"면서 "그러나 (방사능 비가) 객관적인 수치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를 충분히 진행할 수 있는 정도의 비가 내린다면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해 봐야한다. 오전에만 비가 내린다면 경기는 가능할 것이다. 대전구장은 배수시설이 잘 되어 있다"며 고심하는 기색을 보였다.
사태의 심각성은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느끼고 있었다. KBO측은 "그런 정서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고민 중이다. 프로야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역시 국민건강이다. 현장에 파견돼있는 경기운영위원들에게도 이같은 상황이라는 걸 고지했다"며 상황에 맞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사상 첫 600만 관중을 목표로 삼았지만 예상치 못한 날씨문제로 목표달성에 실패했다. 올시즌 역시 같은 목표를 잡고 있는 한국프로야구가 '방사능 비'라는 악재를 어떻게 넘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비가 내린 대전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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