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KIA는 시즌 전부터 윤석민, 아퀼리노 로페즈, 양현종, 트레비스 블랙클리, 서재응 등 화려한 선발 투수진을 갖고 있으면서도 과연 불펜 투수진이 얼마나 받쳐줄 수 있을지 관심사였다. 지난 해 KIA의 불펜 투수진은 팀 블론세이브 최다를 기록할 정도로 불안한 구석이 있었다.
올 시즌은 아직 4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지우지 못하고 있다. KIA의 팀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은 무려 7.24에 이른다.
지난 2일 삼성과의 개막전부터 심상치 않았다. 2-1로 앞선 8회초 채태인에게 역전 만루포를 허용, 결국 2-6 역전패를 당했고 3일 삼성전은 9-8로 승리했지만 8-2로 앞선 6회초 대거 6실점하며 8-8 동점을 내주는 등 불안한 경기 운영은 계속 이어졌다.
홈 개막 2연전을 1승 1패로 마무리한 뒤 대전으로 무대를 옮긴 KIA는 5일 한화전에서 9-1 완승을 거뒀지만 6일 한화전은 9회말 강동우에게 우중간 동점 투런포, 10회말 이대수에게 좌월 끝내기 솔로포를 허용하며 9-10 역전패란 쓴잔을 들이키고 말았다.
이날 KIA는 선발투수 서재응이 2이닝 6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하며 투수진 운용에 차질을 빚은 것은 사실이나 타선의 힘으로 9-6 3점차로 앞서게 된 상황에서 불펜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한 것은 분명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과정을 돌이켜보면 아쉬움은 더 커진다. 8회말 이여상에게 중월 3루타를 내줄 때 볼카운트는 0-2로 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이여상은 이대수의 1루수 앞 땅볼 아웃 때 손쉽게 홈을 밟았다. 9회말 강동우의 투런포 역시 볼카운트 1-2에서 나왔다. 10회말 이대수의 끝내기포도 마찬가지로 볼 1개를 내준 뒤 허용한 것이었다.
이날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이대수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나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였다. 그래서 스윙에 좀 더 욕심 냈다"고 밝혔다. 투수가 타자에게 유리한 볼카운트를 내주는 것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KIA로선 이날 패배가 더더욱 아쉬운 이유는 전날 로페즈가 8이닝을 역투하면서 불펜 투수들이 휴식을 취했음에도 이를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수준의 선발투수진을 갖췄더라도 선발투수가 모든 경기를 다 잘 던질 수는 없고 항상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불펜투수진의 뒷받침은 필수로 여겨진다. 그런데 불펜진이 시즌 시작부터 위기를 맞았으니 KIA로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것일까. 아니면 시즌 초반 잠깐의 위기일까. 앞으로 KIA의 행보에 불펜 투수진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지금이다.
[사진 = KIA 곽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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