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중간계투 장인'다운 활약이다. 연봉 2억 2천만원에 걸맞은 모습을 시즌 초반부터 선보이고 있다.
SK 좌완투수 정우람의 올시즌 연봉은 2억 2천만원. 2004년 데뷔 이후 403차례 등판 중 단 한 경기의 선발 등판도 없었다. 그렇다고 마무리 투수도 아니다. 2008년 기록한 5세이브가 한 시즌 최다 세이브다. 그야말로 '중간계투' 전문이었다.
그럼에도 정우람이 이렇게 고액 연봉을 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많이, 그리고 건강하게 던졌기 때문이다. 2006, 2008년에는 투수 출장 1위, 지난해에는 2위였다. 1군에서 뛰기 시작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출장수가 68경기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102이닝을 소화해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100이닝도 돌파하기도 했다.
타고난 유연성과 뛰어난 투구 밸런스를 바탕으로 연일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SK가 접전을 치르고 있는 경기에서 정우람이 등판하지 않는다는 것은 팥소 없는 찐빵과도 같이 느껴질 정도다.
덕분에 정우람은 지난해 연봉 1억 5천만원에서 7천만원 인상된 2억 2천만원에 구단과 계약을 맺었다. 2억원이란 금액은 '중간계투 전문'으로만 뛰었던 선수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액수였다. 많은 이들이 주목하지 않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면서 얻은 성과이기 때문이다.
올시즌에도 정우람은 '정우람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팀이 치른 4경기 중 3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모두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 막았다. 3⅔이닝 2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
언제, 어느 상황에 나와도 정우람은 제 역할을 해냈다. 그 중에서도 5일 LG전은 백미였다. 그는 팀이 6-5로 앞선 9회말 1사 2루에 등판했다. 완벽한 터프세이브 상황. 하지만 정우람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이병규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이후 심광호마저 서클체인지업을 앞세워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일 넥센전에서는 동점 상황에 나왔다. 2이닝동안 4명의 주자를 내보내며 불안감을 주기도 했지만 위기관리능력은 어디 가지 않았다. 6일 LG전에서는 1점차 뒤진 8회말 나서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비록 팀이 동점과 역전에 실패하며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완벽한 임무 수행이었다.
정우람은 짝수해에 비해 홀수해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워낙 많이 던지다보니 자연스레 100% 컨디션을 보일 수 없었다. 때문에 정우람에게는 부진하더라도 '면죄부'가 주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이러한 모습마저 찾아볼 수 없다. 연봉 2억원대 중간계투란 무엇인지 몸소 증명하고 있는 정우람의 2011시즌 초반이다.
▲ 정우람 연도별 성적 & 연봉 추이 (2011시즌은 7일 현재)
2004- 2경기 2⅔이닝 승패없음 평균자책점 6.75 (2천만원)
2005- 59경기 42⅔이닝 3승 1패 1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1.69 (2천만원)
2006- 82경기 46⅔이닝 3승 3패 20홀드 평균자책점 4.24 (4천 5백만원)
2007- 45경기 27⅓이닝 1패 14홀드 평균자책점 4.28 (7천 2백만원)
2008- 85경기 77⅔이닝 9승 2패 5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2.09 (8천만원)
2009- 62경기 56이닝 1승 1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38 (1억 4천만원)
2010- 75경기 102이닝 8승 4패 2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3.53 (1억 5천만원)
2011- 3경기 3⅔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점 0.00 (2억 2천만원)
[사진=SK 정우람]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