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병민 기자] 시즌 초반 LG 트윈스의 돌풍이 무섭다.
LG는 개막전 두산과의 2연전, 주중 SK와의 2연전에서 각각 1승 1패를 기록한 뒤 8일부터 시작된 한화와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5승 2패로 SK와 함께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LG가 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 5경기 이상 치른 가운데 선두로 올라선 것은 1997년 7월16일 잠실 한화전 이후 처음이다. 일수로 따지면 5016일만이다.
상승세의 이유는 간단했다. 투타의 완벽한 조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장 박용택 역시 "여러 선수들이 자기 자리에서 제 역할을 잘하고 있다. 투수들은 잘 던져주고 있고, 타자들은 잘 때려주고 있다. 그거면 전부지 않겠냐"는 간단명료한 답을 내렸다. LG는 지금 그 어느때보다 기분좋은 출발을 하고 있다.
▲ 안정된 선발진, 봉중근까지 곧 가세
박종훈 감독은 올시즌전부터 줄곧 '선발 역할론'을 강조했다. 선발투수가 6회까지 상대와 대등하게 경기를 펼쳐준다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얘기였다. 그런 박 감독의 의도가 맞아 떨어졌다. LG는 10일까지 거둔 5승 중 4승을 선발승으로 챙겼다. 공동 선두 SK가 5승 중 단 1승만을 선발승으로 챙긴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그 중심에는 두 외국인 투수 리즈와 주키치 그리고 LG에서 2시즌째를 맞이하는 박현준이 있다. 리즈는 시속 16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지난 8일 대전 한화전에 첫 승을 신고했다. 주키치 역시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5⅓이닝 동안 3실점 호투를 펼치며 한국무대 첫 승을 올렸다.
박현준은 지난 3일 잠실 두산과의 경기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첫 승을 챙긴데 이어 9일 대전 한화전에서 6⅔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기록했다.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할 만큼 빼어난 투구였다.
박종훈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활약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선발투수들이 잘 해준 덕분에 선수들의 신뢰가 더 두터워졌다"며 이들의 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더 반가운 소식은 에이스 봉중근의 가세다. 시범경기 도중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봉중근은 다음주 정도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즈-박현준-주키치-봉중근으로 이어지는 LG 선발진은 그 어느해보다 안정적이고 막강하다.
▲ 더이상 좌완 징크스는 없다…자신감까지 붙어
LG는 지난 3일 두산전부터 8일 한화전까지 이혜천-김광현-전병두-류현진를 선발 투수로 상대했다.모두 좌완투수였다. 여기에 6일 SK전에서는 선발 전병두에 이어 고효준-이승호-김태훈-정우람까지 5명의 좌완투수를 1경기에서 모두 상대했다.
이는 지난 해 LG가 상대 주축 좌완투수들을 공략하는데 무척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LG의 고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였다. LG는 이들을 만나고도 3승 1패 호성적을 거뒀다.
3일 잠실 두산전에서 이혜천에게 3⅔이닝 5실점이란 성적표를 안겼고 5일 잠실 SK전에서는 김광현에게 4실점(6⅔이닝)을 허용하게 했다. 6일 잠실 SK전에서도 전병두를 조기 강판시킨데 이어 등판한 좌투수 고효준에게 패전투수란 멍에를 씌웠다.
무엇보다 하이라이트는 8일 대전 한화전이었다. 국내 최고의 좌완투수이자 통산 78승 중 가장 많은 21승을 LG전에 거둔 류현진을 상대로 무려 7득점 했다. 이날 LG는 8-4 승리를 거뒀다.
10일 현재 LG 타선은 팀 타율 3위(0.277) 안타 2위(65개) 득점 2위(46점) 홈런 2위(7개)를 기록중이다. 특히 8일 한화전까지 단 1개의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류현진을 두들긴 후 9일 경기에서는 1경기에 4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좌완 투수 징크스를 극복했기에 더욱 거침없었다.
그 시작은 박종훈 감독의 맞춤 라인업에서 비롯됐다. 박 감독은 기존의 이대형-박경수의 테이블세터 타선을 좌완 선발 등판시 박경수-이대형으로 바꿨다.
또한 클린업 트리오를 우타자 중심으로 가져갔다. 8일 류현진과 상대할 때는 이대형과 이병규를 제외한 나머지 타자 7명을 모두 우타자(스위치타자 서동욱 포함)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4번타자였던 좌타자 박용택과 컨디션이 좋은 이진영마저도 제외시켰다.
여기에 선수들의 자신감도 한 몫 했다. 지난해 류현진을 상대로 단 1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던 조인성은 8일 그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냈다. 그리고는 "이제는 자신감이 붙었다"며 확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조인성은 9일 경기에서도 홈런포를 쏘아올려 팀내 첫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LG 트윈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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