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김민성의 스타★필]
한동안 '딸바보'라는 말이 유행이었는데, 당분간은 '아빠바보'란 말이 유행할 것 같다. 최근 시작된 MBC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일명 '내마들')에서 정보석의 바보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962년생, 올해 쉰이 된 정보석은 꾸준히 사랑받아온 중견 연기자였지만,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이다. 그 포문은 2009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이었다. 얼굴도 반반하고 허우대도 멀쩡하지만 사실은 허당인 쥬얼리정으로 출연하면서 국민 호감도가 백배는 올라갔다. 그리고 이듬해 차기작으로 선택한 SBS '자이언트'’에서는 180도 다른 인물인 절대 악인 조필연으로 열연하면서, 확실한 연기파로 각인됐다.
그리고 올해 또 다시 변신한다. IQ 70, 정신연령 7살인 봉영구 역할을 맡은 것이다. 막장과 억지 설정이 넘실대는 안방극장에서 보기 드문 착한 드라마로 사랑받고 있는 이 작품에서 그는 죽은 아내가 남긴 사실은 데려온 딸을 키우는 딸바보로 나온다. 사실 바보 역할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바보의 이미지가 있기에 공식대로 가다보면 자칫 식상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과하게 오버한다면 보기 거북해질 수 있다.
연기자에게 변신은 숙명이다. 정보석은 천의 얼굴을 가진 명배우로 매번 변신 때마다 완벽하게 역할에 몰입해왔다. 그러나 그도 처음부터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야구를 하다 무리한 운동으로 건강이 악화돼,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하며 연기자로 급전향했던 것이다.
1986년 MBC 창사특집극 '젊은 날의 초상'에 500:1의 경쟁률을 뚫고 주연으로 발탁되지만 최불암, 김혜자. 김용림 등 기라성 같은 대선배들을 보고 얼어버려 촬영 하루 만에 주인공에서 조연으로 격상되는 비극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부족했던 연기력을 노력과 열정으로 채워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해왔다.
정극만을 고집했던 그가 과감하게 시트콤에 도전한 것도 그런 도전의 하나였다. 무능한 꽃중년에서 일신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심가, 그리고 정 많고 눈물 많은 동네바보까지 그의 모습을 매번 작품을 빛내고 그 자신도 빛나게 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색감으로 빛을 발하는 명품 쥬얼리 정보석이 더 찬란한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기를 기대한다.
[정보석. 사진 = MBC, SBS 제공]
김민성 , 서울종합예술학교 이사장 www.sa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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