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병민 기자] 조짐이 이상하다. 시범경기를 통해 올시즌 대활약을 예고했던 각 팀의 토종 에이스들이 동반 부진에 빠졌다.
'괴물' 류현진(한화)를 비롯해 김광현(SK)과 양현종, 윤석민(이상 KIA) 등 각팀을 이끌고 갈 주축 투수들이 모두 승수쌓기에 실패했다.
11일 현재 지난해 10승 이상을 기록한 토종 투수 중 올시즌 단 1승이라도 신고한 선수는 장원준(롯데.2승)이 유일할 정도다.
토종 에이스들의 수난은 개막전부터 시작됐다.
'괴물' 류현진은 2일 롯데전에서 이대호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등 4⅓이닝 동안 8피안타 5볼넷 5실점을 허용했다. 이어 8일 LG전에서는 6이닝 8안타(2홈런) 5볼넷 7실점(5자책)을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날 그가 허용한 7실점은 자신의 최다 실점기록과 타이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경기서 난타당한 류현진의 방어율은 9.58로 치솟았다. 지난해 방어율 1위(1.82)가 무색해 질 정도다.
부진의 바통은 8개팀 중 최강 '원투 펀치'를 자랑하는 KIA 윤석민과 양현종이 이어 받았다. 윤석민은 개막전에서 7⅓이닝 3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선보였지만 불펜이 무너지며 첫 승을 날렸다. 이어 9일 두산전에서는 5이닝 동안 9안타 5볼넷 8실점(8자책)을 기록했다. 사사구 6개를 내줄 정도로 제구력이 안잡혔다.
양현종 역시 제구력에 시즌 초반 고전하고 있다. 3일 삼성전에 불펜으로 투입된 양현종은 볼넷을 연거푸 3개나 허용하며 2실점했다. 8일 선발등판에서도 5개의 볼넷을 남발했다. 그리고 최준석에게 만루포까지 얻어 맞았다.
믿었던 김광현마저 무너졌다. 5일 잠실 LG전에서 6⅔이닝 4실점(3자책)으로 첫 승에 실패한 김광현은 10일 삼성전에서 5피안타 3실점으로 4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3회까지 투구수는 무려 81개, 볼넷은 5개나 남발했다.
원인이 무엇일지 분석해보면 답은 바로 나온다. 바로 제구력 난조에 따른 볼넷의 남발이다. 류현진은 2경기서 무려 10개의 볼넷을 내줬다. 그가 지난해 허용한 볼넷은 45개에 불과하다. 2경기에서 이미 지난해의 20% 이상을 기록한 셈이다.
류현진에 이어 김광현이 9개, 양현종이 8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물론 지난시즌 양현종이 98개, 김광현이 84개로 불명예스러운 1, 2위를 차지했지만 단 2경기에서 나온 볼넷 치고는 너무 많은 숫자다.
이들의 난조에 해당 팀 감독들의 속은 타들어 간다. 확실한 선발 카드가 부진에 빠지면 그 여파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답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한화 한용덕 투수 코치는 "(류)현진이가 LG전에서 이상하게 경기가 풀리지 않더라. 부담도 적지 않을 것이다"며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액땜했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한 코치의 말처럼 토종 에이스들 스스로 헤쳐나는 수 밖에 없다. 이들이 언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지 앞으로의 모습을 지켜볼 뿐이다.
[류현진-양현종-윤석민-김광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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