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이쯤 되면 2009년 KIA를 정규시즌을 1위로 이끌던 두 외국인 투수가 생각날 만하다. 로페즈와 트레비스가 나란히 호투를 펼치며 KIA 마운드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로페즈는 지난 5일 한화전서 8이닝 5피안타 4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완투도 가능했지만 점수차가(9-1) 컸고 투구수가 100개로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트레비스는 올 시즌 첫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10일 두산전서 그는 9이닝 동안 5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하며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이같은 두 사람의 호투는 팀이 어려울 때 나온 것이라 더욱 값졌다. 로페즈는 개막 2연전에서 KIA 마운드가 삼성 방망이에 호되게 당한 뒤 8이닝을 책임져 줬다. 불펜진이 이틀 연속 불안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선발 투수로서 긴 이닝을 소화한 것이다. 마음가짐도 지난 시즌과는 달랐다. 경기 후 그는 "오늘 첫 출장이기 때문에 팀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했다. 더불어 긴장하지 않으려고도 노력했다"며 "무엇보다 공격력 있는 타자들을 믿고 편하게 던졌다. 점수가 많이 났고, 승리해서 기쁘다"며 타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트레비스도 상황은 마찬가지. KIA는 양현종, 윤석민을 내고도 두산에 2연패 했다. 이 기간 불펜진과 함께 김희걸, 서재응 등이 투입되며 마운드에 과부화가 걸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트레비스는 10일 117개의 공을 던지며 커터, 써클 체인지업, 커브 등의 변화구로 두산 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다. 이강철 투수 코치는 경기 후 "트레비스가 3, 4, 5번 클린업 트리오를 잘 막았다. 또 2, 3 회 지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이날 완봉승을 높게 평했다.
KIA는 지난 2009년 외국인 용병의 덕을 톡톡히 봤다. 로페즈(14승)와 구톰슨(13승)이 시즌 막판까지 다승왕 경쟁을 펼치며 27승을 합작했다. 특히 로페즈는 29차례 등판해 14승 5패 190.1이닝을, 구톰슨은 26차례 나와 13승 4패 161.1이닝을 책임지며 이닝 이터 역할을 해줬다. 선발이 긴 이닝 책임져 주니 불펜은 상대적으로 힘을 비축할 수 있었다. 결국 정규 시즌 1위에 오른 KIA는 2009년 한국 시리즈까지 거머쥐었다.
그렇다면 올 시즌 로페즈와 트레비스는 몇 승까지 합작할 수 있을까. 로페즈는 이미 한국 무대에서 검증된 선수기 때문에 10승 이상은 무난하다는게 중론이다. 나아가 현재의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2009년 이상의 성적도 가능하다. 문제는 호주산 트레비스.
허구연 해설위원은 트레비스에 대해 "우리나라 타자들은 빠른 볼에 강한데 이런 류의 투수를 공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낙차 큰 커브가 타자의 초점을 흐리고 커터가 좋다. 게임을 요령있게 할 줄 아는 선수"라고 평했다. 이어 "일단 제구가 된다. 한국 야구에서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 다른 구단들도 트레비스를 본격적으로 분석할 것"이라며 지금 기아 타선을 보면 10승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이라고 평했다.
이강철 투수 코치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구질만 던지면 결코 때리기 쉬운 볼이 아니다"라며 "그래도 10승 이상은 가능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로페즈(왼쪽)-트레비스]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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