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세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다. 16Okm 괴물 용병 리즈가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리즈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6이닝 동안 8피안타 3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김선규에게 넘겼다. 총 105개의 투구수를 소화한 가운데 삼진은 2개 최고 구속은 153km였다.
◇ 5회까지 완급 조절에 성공
5회까지는 거의 완벽했다. 1, 2회 선두 타자를 출루시켰지만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이렇다 할 위기를 맞지 않았다. 5회에는 현재윤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도 이영욱을 투수 땅볼, 박한이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까지 선보였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투구수. 리즈는 5회까지 투구수 69개를 기록할 정도로 완급 조절에 성공했다.
시범경기와 두 차례의 선발 등판에서 드러난 리즈의 약점은 무조건 윽박지르고 보는 투구 패턴이다. 직구에 워낙 자신이 있다보니 전력 투구로 빠른 승부를 걸곤 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향은 문제점을 노출하기 마련. 리즈는 4, 5회가 넘어가면 체력 저하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또 자연스럽게 볼끝도 무뎌졌다.
박종훈 감독 역시 이 부분을 알고 있었다. 그는 "리즈가 아직까지는 마운드에서의 운영이 부족하다. 빠른 볼로만 승부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 경기 운영을 통해 체력 안배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리즈는 이날 기존의 윽박지르는 피칭 보다는 강약 조절을 통해 투구수를 줄이고자 했다. 또 커브(19) 슬라이더(10) 체인지업(10) 등 맞춰 잡는 피칭을 통해 5회까지 69개의 공을 뿌리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 100개를 소화할 수 있는 어깨를 만들어야
문제는 역시 5회 이후였다. 삼성의 타자들은 6회부터 리즈의 공을 배트 중심에 맞추기 시작했다. 아직 완전치 않은 체력에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게 형성되지 않아 볼넷도 남발했다.
리즈는 6회 선두 타자 박석민에게 투 스트라이크 이후 볼 네개를 연속으로 던지며 출루를 허용했다. 또 4번 최형우에게는 우측 라인 선상을 흐르는 2루타를 허용한 뒤 가코와 조동찬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3실점 했다.
7회 역시 비슷했다. 리즈는 선두타자 이영욱에게 2루타, 박한이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위기를 자초,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행히 구원 투수들이 점수를 허용하지 않아 자책점은 늘지 않았지만 LG로선 아쉬운 투구 내용이었다.
문제는 체력이었다. 5회까지 투구수를 줄이며 이닝 이터가 되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투구수가 70개를 넘어가면서 확실히 구위가 떨어졌다. 이전 타석에서 내야 땅볼로 물러나던 삼성 타자들은 어렵지 않게 안타를 때려냈다. 결국 리즈 입장에서는 100개의 공을 일정하게 소화할 수 있는 어깨가 관건인 셈.
박종훈 감독은 이에 "리즈는 분명 미국 무대에서 많은 공을 던진 투수는 아니다. 앞으로 투구에 대한 지구력을 키워야 한다"며 "경험을 통해 투구수를 늘려간다면 스스로 깨닫는 바가 있을 것이다"라고 1선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리즈]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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