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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용인 김용우 기자]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에게는 '황버럭' '황초딩'이라는 별명이 따라 붙는다. 코트에서는 승부욕에 넘쳐 선수들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지만 평상시에는 선수들과 같은 위치에서 생각하려고 한다.
올 시즌 앞두고 선수들이 요청해서 핸드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꾼 것과 20년 넘게 피워오던 담배를 끊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코트장에 들어서면 상대방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은 여전하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 사령탑으로 부임한 황현주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챔피언결정전서 KT&G(현 인삼공사)에게 2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올 시즌 챔프전서는 흥국생명을 4승 2패로 제압하고 첫 통합우승을 거머쥐었다.
황현주 감독 본인으로서는 통합 우승이 두 번째다. 팀으로서는 프로 처음이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 주위 사람들에게 축하 인사를 받느라고 정신이 없던 13일 오후 용인 마북동 체육관에서 황 감독을 만났다.
▲ 통합 우승? 하고 나니 허탈했다
체육관은 조용했다. 황현주 감독은 의자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인터뷰를 하려고 할 때 도로공사 어창선 감독이 황 감독을 찾아왔다. 어 감독은 황 감독에게 "세상을 더 얻은 것과 같을 것이다"며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
황현주 감독은 "하고 나니까 아무 것도 아닌 것 같다. 별로 감흥이 없다. 왜 아둥 바둥됐는지 모르겠다"며 "우승하고 나면 허탈한 것 같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우승을 이룬 것은 선수들이다. 선수가 있어야 감독, 팀이 있는 것이다. 가장 고생한 사람은 선수들이다"며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지난 해와 달라진 점은 '여유'였다. 두 번째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면서 선수들이 여유가 생겼다. 황 감독은 "데이터로 보면 일방적일 것 같았지만 단기전은 변수가 작용한다. 그래도 1,2차전을 치르고 난 뒤 선수들의 표정서 진다는 생각을 안하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은 항상 징크스가 존재했다. 지난 해까지 1차전서 승리한 팀은 전부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현대건설도 지난 해 1차전을 가져갔지만 우승은 인삼공사에게 넘겨줬다. 올해도 1차전은 현대건설의 승리였다.
황현주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동안 징크스를 깨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4승 2패를 거두면서 징크스를 깨는데 성공했다. 시리즈 내내 징크스를 신경 안썼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달랐다. 징크스에 대해 묻자 황 감독은 "1차전서 이긴 팀이 우승한다는 약속을 지켰다"며 "징크스를 깰 수 있던 것은 도전 정신이 강했기 때문이다. 도전을 하면 못 이뤄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징크스에 대해 솔직히 신경쓴 것이 사실이다. 2차전서 완패한 후 차를 탔는데 순간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도 마지막에는 올해만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강한 의지가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웃었다.
▲ 내년 시즌? 일단 쉬고 나서...
황현주 감독은 시즌이 끝나면 고향인 경남 하동 근처에 있는 산에 올라간다. 산에 올라가서 하는 일은 차를 마시는 것이다. 팀은 지금부터 차기 시즌 훈련 계획표를 작성하는 등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 달 간의 휴가동안 차기 시즌 구상에 들어갈 생각이다.
황 감독은 "우승을 지키려고 하면 정신적으로 힘들다. 그래도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다"며 "선수들에게 부담을 안주려고 한다.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부담감이 안생긴다. 오프 시즌때는 선수들 개개인의 실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일단 일을 마무리 하면 산에 들어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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