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이택근(LG)이 돌아왔다.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허리 부상으로 인해 시즌 개막 당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이택근은 14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1군에 합류했다.
첫 경기에서는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15일, 16일 롯데전 1안타에 이어 17일 경기에서는 올시즌 첫 멀티히트를 때려냈다. 그렇다면 이택근의 복귀가 LG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 타선 강화
역시 가장 눈에 보이는 효과는 타선 강화다. 사실 LG는 이택근이 돌아오기 전에도 강력한 타선을 자랑했다. 18일 현재 팀 타율 .276로 2위에 올라있다.
만약 이택근의 자리를 대신했던 선수가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면 박종훈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이택근의 자리를 대신 맡았던 선수는 그가 돌아오기 전까지 LG 타선의 가장 큰 약점이었다.
올시즌 이택근의 자리인 1루수에는 시즌 개막 이후 스위치타자인 서동욱이 주로 나섰다.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6경기에 선발 1루수로 출장하는 등 11경기에 나섰지만 23타수 2안타로 타율 .087 1타점 2득점에 그쳤다. 타순(8번 3경기, 9번 2경기, 7번 1경기)도, 타격 성적도 뛰어난 타자들이 몰려있는 1루수라는 포지션과는 너무나 안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14일부터 이택근이 돌아왔고 LG도 다른 팀 1루수들과 비교해도 결코 밀리지 않는 주전 1루수를 보유하게 됐다.
▲ 어느 곳에 놓더라도 어색하지 않다
또 한 가지 효과는 라인업 혹은 수비진 구성을 경기에 따라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자신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힌 이택근이지만 프로 입단 초반만 하더라도 그에게는 '떠돌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국가대표 포수 출신으로 화려하게 프로에 들어왔지만 그가 포수 마스크를 쓰는 날은 극히 드물었다. 데뷔 첫 해 포수로는 14경기에만 나섰으며 대신 1루수로 80경기에 출장했다. 이후 2007년 외야수로 전업에 성공한 이택근은 3루수로도 2경기에 출장했다. 이택근은 2008년 인터뷰에서 "많은 포지션을 돌아다닐 때가 프로 데뷔 후 제일 힘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록 그를 힘들게 했던 포지션 이동이지만 이제는 그의 가치를 높이는 수단이 됐다. 올시즌을 앞두고 LG 외야진 교통 정리가 이뤄질 때도 이택근은 1루수 경험을 앞세워 별다른 어려움 없이 풀타임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현재는 팀 사정상 1루수로 뛰고 있지만 외야수로 나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택근이다.
타순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이택근은 1번부터 5번 타순까지 모두 섭렵했다. 3번 타자로 48경기에 나서 가장 많았지만 1번 타자로도 16경기에 출장했다. 지난해 LG는 붙박이 1번 타자 이대형이 시즌 중반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 때 팀을 구한 선수가 바로 이택근이었다. 이택근은 1번 타자로 나서 타율 .359 3홈런 11타점 12득점 3도루로 맹활약했다.
2008년 히어로즈 시절 1번 타자 경험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이택근은 포지션, 타순에 상관없이 언제나 제 역할을 하는 선수다. '우타자 보강'이라는 겉으로 드러난 효과 외에 이택근의 복귀가 LG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더욱 많다.
[사진 = LG 이택근]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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