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알드리지, 초구 치지않는 속사정은?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알다가도 모르겠어"

17일 목동 SK와의 경기를 앞둔 넥센 김시진 감독이 용병 타자인 코리 알드리지를 향해 내뱉은 말이다.

알드리지는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다. 지난 9일 경기부터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리며 방망이를 폭발시키는 듯 하더니 다시 방망이가 침묵했다.

이같은 알드리지의 타격 기복에 대해 김시진 감독은 "알드리지가 초구를 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김 감독의 말에 의하면 초구를 치려고 어떻게든 배트를 휘두르면 상대 투수가 겁을 먹고 잘 치지 않으려고 하는데 초구를 놓치면 투수가 공략하는 볼을 잘 던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방망이 능력은 있는데 말이지…"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시진 감독의 걱정이 이어졌지만 알드리지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알드리지는 "나는 타석에서 생각이 많은 편이다"며 현재 자신의 성적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초구를 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리 비디오 분석을 해도 나에게는 다 처음 보는 투수들이다. 우투수건 좌투수건 타석에서는 다 처음으로 직접 보는 것이라서 비디오와는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만약 1사 1,2루의 상황인데 초구 잘못 건드려서 득점을 하지 못하면 안 되지 않냐"라고 덧붙였다. 알드리지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던 것.

알드리지는 점점 나아져서 시즌 중반이 되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당시 4연패의 수렁에 빠졌던 팀에 대해서도 "우리 팀은 항상 이길 수 있는 찬스가 있는데 놓치는 것 같다"며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이 말에 "집이 부자인 것 같다. 너무 여유가 넘친다"며 알드리지에게 농담을 던졌던 강병식도 "그래, 니 맘 알아"라며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17일 넥센은 알드리지의 말대로 '찬스를 잡고' SK를 제물로 연패를 끊었다. 그러나 알드리지는 이날도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제 알드리지만 찬스를 잡으면 된다.

[알드리지.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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