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올 시즌 700만 관중을 목표로 하는 2011 프로야구. 야구팬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야구에 대한 수준이 높아지며 더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 극성팬들은 감독과 선수들에게 욕을 내뱉고 악플 따위를 남기고 있어 흥미가 반감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야구팬들이여, 이것만은 알고 욕하자.
◇감독은 투수 교체를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존재가 아니다
흔히 하는 팬들의 욕 중 하나는 투수 교체 타이밍이다. 특히 구원 투수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역전패 했을 때 팬들의 쓴소리는 커진다. '왜 A 투수를 올리지 않았느냐' '투수 교체 타이밍이 한 박자 느렸다'라는 등 대부분 감독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감독은 독단적으로 투수 교체를 결정하는 존재가 아니다. 감독 주위에는 투수, 배터리 코치, 전력분석원 등 몇 명의 사람들이 있다. 감독은 이들과 함께 투수의 당일 컨디션, 타자와 투수의 상대 전적 등을 공유하며 결국 가장 좋은 구위를 갖고 있는 선수를 마운드에 올린다.
물론 투수 교체는 감독의 교유 권한이다. 책임도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하지만 팬들이 원하는 만큼 최상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그 과정까지 무시해서는 안된다. 팬들은 감독들이 언제나 코칭스태프들과 의견 조율, 의사소통을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검증 여부도 중요하다. 최근 LG 박종훈 감독은 "지난 시즌 어려운 가운데도 불펜진이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들이 지난 1년간 보여준 모습을 올 시즌도 믿을 수 밖에 없다. 한 두 경기 안좋은 모습을 보였다 해도 올 시즌 133경기를 모두 봐야한다"고 했다. 한 두 경기 난타 당하는 투수를 또 다시 기용하는 감독. 감독은 그 선수를 믿는다.
◇특급 유망주라고 프로에서 반드시 통하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특급 유망주라고 꼽힌 몇몇 루키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창식, 임찬규, 김명성 등이 화려한 첫 해를 보낼 것이라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신인들은 없었다.
신인들의 부진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구위가 아직 프로에서 통할 정도가 아니고 둘째, 입단하기 전 너무 많은 공을 던져 몸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다. 전자는 KIA 홍건희가 좋은 예다. 시범경기를 통해 깜짝 스타로 부상한 홍건희는 KIA가 미래의 선발로 염두해 있는 자원이다.
그런데 그는 150km의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밖에 던질 줄 모른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두 가지의 구종만으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강철 투수 코치는 "홍건희에게 커브, 써클체인지업, 포크볼 등을 가르치고 있다. 미래의 KIA 선발로 길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 유창식은 너무 많이 던진 케이스다. 국내 고교야구의 가장 큰 문제는 성적 지상주의. 우승을 위해 젊은 투수들이 혹사 당하고 있다. 딱 유창식이 그 꼴이다. 한화에 7억을 받고 입단했지만 고교 시절 너무 많이 던진 탓에 현재는 2군에서 재활과 등판을 병행하고 있다.
◇야구 선수도 사람이다.
혹자는 프로 선수가 마운드에서 왜 위축되느냐고 묻는다. 그 정도 돈을 받고 선수 생활을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능력과 기를 보여주라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는 결코 쉽지 않다. 한 점차 긴박한 승부에서 중간 계투로 등판하는 심정, 한 야구인은 이렇게 묘사했다.
"일단 감독님이 원망스럽죠. 왜 그런 중요한 순간에 날 선택하는지. 한 번은 팀이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무사 만루에서 등판한 적이 있는데, 마운드에서 선 순간 지하철이 지나가는 진동이 다 느껴지더라고요. 또 포수의 미트는 왜 그렇게 작아보이는지. 마무리 투수들은 오죽하겠습니까?"
그렇다. 야구 선수도 사람이다. 몇 억원의 연봉을 받고 경기에 나선다 하더라도 떨리는 것은 마찬가지요,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만일 야구팬들이 조금만 더 선수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그렇게 쉽게 선수를 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질책 보다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할 때도 있다.
[위부터 박종훈, 김성근, 조범현 감독. 사진=마이데일리DB]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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