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병민 기자] 사람들이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는 재미와 열정 그리고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역경을 딛고 부활한 선수들의 모습은 팬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다.
한화 이글스 송창식(26)은 지난 6일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그의 마지막 선발등판은 2007년 7월, 그 뒤 그가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데는 3년 9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이날 송창식은 1⅓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5실점을 기록했고, 결국 2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리고 12일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오른 송창식은 SK를 상대로 4⅓이닝 동안 5피안타(3홈런) 4실점 4탈삼진을 기록했다. 첫 등판보다는 나아진 모습이었지만 역시 오랜 공백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한화 한대화 감독 역시 "너무 오래 선발로 안 뛰어서 그런 것 같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몇 번 더 지켜보고 선발이 힘들 것 같으면 중간으로 돌릴 생각도 있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지난 2004년 세광고를 졸업하고 한화에 입단한 송창식은 그해 8승 7패를 기록하며 신인답지 않은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고등학교 시절 혹사에 이어 그해 140.1이닝을 던진 후유증으로 팔꿈치에 이상이 생겼다. 이듬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송창식은 그 여파로 2006년과 2007년 통틀어 고작 21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그러나 2007년 말 더 큰 시련이 찾아왔다. 송창식은 손가락 끝에 피가 통하지 않으면서 감각이 사라진다는 버거씨병(폐쇄성 혈전혈관염)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결국 2008년 말 임의탈퇴 형식으로 마운드를 떠났다.
비록 프로무대에서는 떠났지만 그의 야구 열정은 떠나지 않았다. 송창식은 모교인 세광고 코치로 자리를 옮겨 후배 양성에 매진했고 틈틈이 공을 뿌리며 병마를 이기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몸이 조금씩 좋아졌다. 그리고 결국 한대화 감독 부임 첫 해인 2010년 초 한화에서 테스트 뒤 합격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팀에 재입단 한 송창식은 12경기에 출전해 17⅔이닝 방어율 4.08을 기록,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올시즌을 앞두고 누구보다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했다.
경기장에서 만난 송창식은 "지금 병원을 다니면서 치료하는 건 없다. 지금 상태는 운동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하지만 그동안 움직이기 쉽지 않았다"며 자신의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그는 "아팠던 버거씨병이나 부상으로 주목받고 싶지 않다. 실력과 성적으로 주목받고 싶다"며 프로선수로서 자신을 실력으로 평가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제 송창식은 부활의 날개짓을 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물론 그가 올시즌 제 역할을 다 해 많은 승리를 거둔다면 더욱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버거씨병'을 딛고 마운드에 오른 것 자체로 그는 이미 승리투수가 됐다.
[송창식.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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