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모유에도 "걱정마라" 日 분노

원전 200킬로 지바, 이바라키 산모 모유에서 방사성 요오드 검출

후쿠시마에 인접한 이바라키, 지바현에 거주하는 산모의 모유에서 미량의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어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시민단체 '모유조사, 모자지원네트워크'는 20일 후쿠시마현청에서 회견을 열고, 미야기, 후쿠시마, 이바라키, 지바 각 현에 거주하는 9명의 엄마들의 모유를 조사한 결과, 4명에게서 최대 1킬로그램 당 36.3베크렐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되었다고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3월 24일부터 30일까지 9명의 산모에게 1인당 모유 120~130cc를 채취하여 민간 방사선 측정업체에 보내 실시되었다.

방사성 요오드 수치가 가장 높은 산모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약 2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지바현 가시와시에 거주하는 출산 8개월째 여성이었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이 여성은 평소와 같이 식사와 생활을 해왔다.

다음으로 방사성 수치가 높은 산모는 이바라키현 모리야시에 사는 여성으로 1킬로그램당 31.8베크렐이 검출되었다. 같은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사는 여성 2명은 각각 8.7, 6.4베크렐이 검출되어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검사에서는 오히려 원전에 가까운 미야기, 후쿠시마 등에 거주하는 4명의 산모에게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모유에 포함된 방사선량에 대해 안전기준을 세우고 있지 않다. 다만, 이번에 검출된 모유 방사성 요오드 수치는 유아의 수돗물 섭취기준인 1킬로그램당 100베크렐에 미치지 않는 양이다.

1986년 구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에는 원전 근접국가였던 벨라루스에서 모유에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적이 있다.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모유 방사성 물질 검출은 이번이 처음으로, 시민단체 무라카미 대표는 "안전성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르지만, 모유는 아기에게 직접 전해지는만큼 정부가 발빠르게 광범위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스포츠호치 인터뷰를 통해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해 일본정부는 21일 오후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 기자회견을 통해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여성들이) 먹은 음식, 주변환경에서 방사성 물질 오염정도를 측정했지만, 이용하던 수돗물도 문제없는 수준이었다. (국민들은) 평소처럼 생활하고, 과도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며 시민단체의 조사결과에 대해 '문제없음'으로 일축했다.

그러나 모유에서 방사성 요오드 물질이 검출된 여성들에 대해서는 "어머니들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모유 안전성 조사를 위해 후생노동성에 일정조사를 해 줄 것을 이야기해두었다"고 덧붙였다.

에다노 관방장관의 '안심하라'는 회견에도 일본 시민들은 '도대체 언제까지'라며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은 확실히 막아야 한다", "정부는 사실확인과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 "TV에서 전문가들이 모유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떠들어대더니 어쩔거냐", "아기가 하루 마시는 모유량을 생각하면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다" 등 기자회견 기사에는 댓글이 5000건에 달하며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임지수 기자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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