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핵심 선수들의 이탈 속에서도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이 죽음의 17연전을 견뎠다.
삼성은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린 KIA와의 주중 3연전을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며 정규시즌 9승 7패, LG와 함께 공동 3위로 뛰어 올랐다. 롯데와의 한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가운데 개막 전만 하더라도 초보 감독이 이끄는 삼성의 4월은 어두워 보였다. KIA(2연전)-롯데-SK-LG-두산-KIA 등 그야말로 타이트한 경기 일정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5할을 뛰어 넘는 승률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2위 팀의 저력을 보여줬다.
첫 경기는 KIA전. 개막전에서 맞붙은 삼성과 KIA는 각각 1선발 차우찬과 윤석민을 내세웠다. 결코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삼성은 채태인의 만루포가 폭발하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첫 단추를 잘 꿴 류 감독은 당시 덕아웃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온 몸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그는 경기 후 "좋은 걸 어떡해. (윤석민에게 3연타석 삼진을 당한)채태인을 교체할까 생각도 했지만 끝까지 믿었다"고 말했다.
믿음은 계속 유효했다. "시즌 초반 반타작하고 4월 부상 선수들 돌아오면 된다"는 류 감독은 권혁, 장원삼의 공백을 안지만으로 메웠고 정현욱이 중간에서 잇따라 홈런을 허용할 때는 "정현욱만한 투수가 없다. 위기의 상황에서 1이닝을 충분히 책임져 줄 투수"라고 배테랑 선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카도쿠라와 가코 역시 마찬가지다. SK에서 영입한 카도쿠라는 선발 두 경기에서 모두 부진했다. 직구 구속이 나오지 않으며 주무기인 포크볼의 위력이 감소하는 등 주위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류 감독은 "카도쿠라에 대한 믿음은 유효하다. 직구 속도만 조금 더 올라오면 된다"고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가코는 여전히 '나믿가믿'.
물론 류 감독이 천명한 공격 야구는 아직 실현되고 있지 않다. 배영섭-박한이가 구성하는 테이블세터와 박석민-최형우-가코의 클린업 트리오는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 하지만 죽음의 17연전을 9승7패로 마무리한 성적은 분명 만족스럽다. SK에게만 1승 2패로 밀렸을 뿐 KIA(3승2패), 롯데(1승1패), 두산(2승1패), LG(2승1패)를 상대로 우위를 보였다.
이에 류 감독은 "당초 4월의 목표를 5할 승률로 잡았는데 권혁, 장원삼의 복귀로 마운드 컨디션도 좋고 하니 조금 더 욕심을 내고 싶다"고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또 "최종 목표를 말하는 것은 이른감이 있고 일단 올스타전까지 +10(승이 패보다 10게임 많은)을 노리겠다"며 우승을 정조준했다.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삼성]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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