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피홈런 4개. 어느덧 공동 선두다. LG의 '160km' 괴물 용병 리즈가 또 한 번 홈런에 고개를 숙였다.
리즈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6⅓이닝 5피안타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로써 지난 19일 문학 SK전(6⅔이닝 4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한 리즈는 동시에 시즌 3패째를 안았다.
특히 이범호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며 올 시즌 4번째 피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이범호는 0-1로 뒤지던 3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리즈의 126km 짜리 커브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110m 짜리 3점포를 쏘아 올렸다. 현재 피홈런 1위는 카도쿠라(삼성) 류현진 송창식(한화) 그리고 리즈다.
△ 높으면 어김없이 넘어간다.
리즈가 홈런을 허용한 구종은 직구(2)와 체인지업, 커브다. 지난 2일 잠실 두산과의 개막전에서는 두 개의 홈런을 허용했는데, 4회 김동주에게 몸쪽 체인지업(134km)을 던지다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6회 김현수에게 맞은 공은 150km 높은 직구. 전자의 경우 김동주의 빠른 배트 스피드와 간결한 스윙이 홈런을 만드는 데 적지않은 역할을 했다면, 김현수에게 던진 직구는 완벽한 실투였다.
8일 한화 강동우의 홈런도 마찬가지다. 리즈는 1회 선두타자 강동우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152km 직구를 선택했지만 제구가 한 가운데 높은 곳으로 형성되며 비거리 120m 큼지막한 솔로포를 허용했다. 이범호가 친 홈런은 "변화구가 높게 실투로 들어오는 바람에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한 이범호의 말로 충분하다.
제 아무리 빠른 공을 가진 투수라도 제구가 높은 곳으로 형성되면 국내 타자들을 상대할 수 없다. 또 리즈의 공 끝이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며 제구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리즈로부터 홈런을 빼앗은 김동주와 김현수는 나란히 "빠른 볼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었다. 생각보다 공이 빠르지 않았다"고 했다. 또 "리즈의 공 끝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게 그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160km의 직구를 던지며 괴물이라는 칭호를 얻은 LG의 제 1선발 리즈. 실투를 줄여야 그 위력이 배가 될 것이다.
△ 피홈런 3개가 잠실 구장
잠실구장은 좌·우 펜스거리가 100m, 중앙 펜스까지는 125m로 국내 야구장 중 최대 규모다. 때문에 타자 보다는 분명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이다. 그러나 리즈는 이런 잠실구장에서 3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피홈런 공동 1위인 류현진과 카도쿠라의 경우 잠실구장에서 맞은 홈런이 단 한 차례도 없다. 류현진은 사직(롯데 이대호) 대전(LG 윤상균, 조인성) 문학(SK 최정)에서, 카도쿠라는 광주(KIA 이용규, 김상현) 문학(SK 박정권, 정상호)에서 홈런을 허용했다. 사직과 광주를 제외하더라도, 문학은 펜스 거리가 짧아 상대적으로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이고 대전도 펜스까지 거리가 짧다.
하지만 리즈는 4개의 피홈런 중 3개가 잠실이다. 김동주, 김현수, 이범호는 리즈의 공을 정확한 타이밍에서 잡아 당겨 좌·우 펜스를 넘겨 버렸다. 강동우의 홈런은 비거리가 120m가 나왔는데, 만약 잠실이었다면 가운데 펜스를 직접 때릴 만한 타구였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고 리즈가 한국 야구에 완벽히 적응했다고 볼 수 없다. 또 타자에 대한 전력 분석이 100% 이뤄지지 않으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운드에서는 선발로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무조건 윽박지르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는데, 팀이 점수를 뽑아낸 다음 이닝 부터는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경향도 눈에 띈다.
KIA 이범호의 말이 시사하는 바도 크다. 이범호는 홈런을 친 상황에 대해 "변화구가 높게 실투로 들어오는 바람에 홈런을 칠 수 있었다"며 "리즈의 손에서 공이 떠날 때 폼이 약간 슬로 스타트란 느낌을 받았다. 배트가 나가면서 '변화구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상대 타자에게 투구폼을 읽히고 있는지도 생각해 볼 부분이다.
그러나 LG 박종훈은 여전히 리즈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보이고 있다. 제 1선발로서 아직까지 잘 해주고 있다는 게 박 감독의 생각이다.
박 감독은 최근 "확실히 리즈는 그렇게 공을 많이 던진 투수가 아닌 것 같다(선발 보다는 중간 계투로 많이 던졌다는 의미). 앞으로 리즈가 6-7회까지 던질 수 있는 지구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하며, 동시에 "지금까지는 생각보다는 아니지만 정말 잘해주고 있다. 선발로 몇 차례 더 등판하다 보면 스스로 마운드에서 느끼는 것이 많을 것이다. 앞으로 리즈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고 말했다.
[LG 용병 리즈]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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