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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휴먼다큐멘터리 사랑'(이하 '휴먼다큐 사랑')에 출연했던 주인공들이 방송 후 어떻게 살고 있는지 공개된다.
MBC는 창사50주년을 맞아, 지난 5년간 방송된 23편의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휴먼다큐 사랑' 프롤로그편을 준비했다. 올해로 6번째 시즌을 맞는 '휴먼다큐 사랑'은 지난 5년 동안 23편의 사랑 이야기가 방송됐다. 이번 프롤로그편에선 '휴먼다큐 사랑'의 제작과정과 뒷이야기들을 연출자들과 내레이션에 참여했던 유명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소개한다.
'휴먼다큐 사랑' 내레이션에 참여했던 허수경, 김승우, 윤도현, 채시라의 인터뷰와 '휴먼다큐 사랑' 제작진인 '풀빵엄마'의 유해진PD, '내게 남은 5%'의 김현기 PD, '엄마의 약속'의 김새별PD 그리고 '휴먼다큐 사랑'을 처음 기획하고 돌시인과 어머니'를 연출한 윤미현PD의 인터뷰로 '휴먼다큐 사랑'의 깊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휴먼다큐 사랑' 시리즈 중 시청자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은 '풀빵엄마' 최정미씨는 위암 말기라는 고통 속에서도 아이들을 생각하며 한 겨울에도 풀빵장사를 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녀는 우리 곁을 떠났다. 방송 후 2년이 지나 내레이션을 맡았던 허수경과 '풀빵엄마' 연출을 했던 유해진PD를 통해 '풀빵엄마'를 다시 만나본다.
당시 '풀빵엄마' 내레이션을 했던 허수경은 녹음하던 중 같은 싱글맘 사연에 눈물을 흘려 녹음을 몇 차례 중단하다 결국에는 통곡하고 말았다. 허수경은 "제가 막 엄마가 되었을 때라, 그 모든 상황이 더 뼈저리게 오는 거예요. 나도 내 딸이 있기 때문에, '내가 저 상황이면 어떻게 될까? 아, 엄마는 아프면 안되는구나' 어떤 상황보다도 아이들이 앞으로 맞이하게 될 상황들이 너무 가슴이 아픈 거예요"라고 했다.
엄마 대신 설거지를 하고 동생 홍현이를 목욕까지 시키는 은서의 이야기를 전할 때 허수경은 "은서가 실제 자신의 딸 이름과 같다"며 "이름을 불러야 할 때마다 딸의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아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20살 될 때까지 꼭 살아 아이들의 그늘막이 되어주고 싶다는 바람을 뒤로한 채, '풀빵엄마' 최정미씨는 지난 2009년 7월 세상을 떠났다. 2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 '풀빵엄마'를 연출했던 유해진PD는 "이제 은서는 3학년이고, 홍현이가 올 해 초등학교에 갔어요. 누나랑 같은 학교라서 같이 손잡고 학교 가고 그리고 은서가 댄스를 좋아해요. 그래서 일주일에 3번 댄스학원을 다니고, 얼마 전 부터는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어요"라고 전했다.
'내게 남은 5%'는 1990년대 틴틴 파이브의 멤버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동우의 이야기다. 망막색소변성증(RP)이라는 희귀병으로 시력상실은 물론 치료방법조차 없다는 진단을 받은 이동우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밝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당시 연출자 김현기PD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다시 듣는다. 다큐멘터리 주인공으로 일반인보다 연예인인 이동우를 찍는 것이 더욱 힘이 들었다는 김현기PD는 "방송생활을 벌써 10년 이상 한 사람이기 때문에 카메라만 돌면 사람이 달라지거든요. 그러니까 일반인 이동우에서 연예인 이동우로 마치 모드를 변화시키듯이 체인지 되는 그런 느낌을 받아요. 그런데 저희가 찍고 싶은 것은 일반인 이동우의 모습이었거든요"라고 했다.
김현기PD는 긴 기다림의 시간이 있은 후, 집에서 편하게 지내는 모습을 담게 되었다고 한다. 이동우는 지금도 여느 아빠들처럼 동화책을 읽어주는 일도, 딸 지우의 양말 신겨주는 일 조차 쉽지 않지만 어느덧 지우는 아빠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동화책을 읽어줄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 방송 후, 지우가 자란만큼 아빠 이동우씨도 많이 변해 있었다. 최근에는 몸무게 20kg 감량을 했고, 라디오 DJ와 뮤지컬 배우로 다양한 삶을 펼치고 있다.
이동우는 "방송에 나가고 나서 제 삶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통해서 희망을 보셨다고 하셨기 때문에, 저는 그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거든요"라고 했다.
'엄마의 약속'은 아이를 낳은 다음날,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소윤이 엄마 안소봉씨의 이야기다. 돌잔치를 하자는 엄마의 말에 마지막 순간까지도 안간힘을 주며 살고자 했던 그녀는 결국 소윤이를 남겨둔 채 떠났다. 흐릿한 의식 속에서도 불러준 '곰 세 마리'는 엄마가 불러준 처음이자 마지막 생일축하 노래가 되었다.
내레이션을 했던 채시라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경험이 없었다면 그런 화면을 보면서도 그렇게까지 감정이 올라오지 않을텐데, 내가 저럴 수도 있고 나도 엄마인데 그런 생각이 드니까, 더 가슴에 너무 와 닿았다"고 얘기했다.
'엄마의 약속' 연출을 맡았던 김새별PD는 소윤이와 같은 해에 하루 차이로 태어난 자신의 쌍둥이 아이들을 볼때 마다 소윤이 떠오른다고 한다. 김새별PD는 "제가 집에서 애들 업어주고 재우고 이럴때도 같은 나이니까 지금쯤 애가 어떤 말을 하고, 걸음마를 시작하고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너무 훤히 알잖아요. 그래서 집에서도 가끔씩 울컥 눈물이 나고 많이 생각이 났어요"라고 했다.
딸을 보내고 유방암으로 투병 중인 엄마 이영순씨는 그 병조차 딸이 동지의식으로 내려준 것이라 생각했다. 어느덧 소윤이는 6살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 마음 한 켠에 남아있는 딸을 보내지 못 하고 있는 이영순씨는 "항상 보고 싶어요. 이기적이지만, 제가 항암해서 굉장히 괴로웠을 땐 딸이 옆에 있었더라면 따뜻한 숭늉이라도 하나 끓여주지 않았을까. 그 때가 정말 그립더라고요. 딸이 있었더라면"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고마워요 내사랑'은 지난해 폐암 말기의 고통 속에서도 아이들을 보면 환한 미소를 보였던 안은숙씨의 이야기로 당시 내레이션을 맡았던 김승우는 감동을 받고 가족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김승우는 "한번이라도 더 볼 수 있을때 더 보려고 노력했구요. 더 놀수 있을때 더 놀려고 노력을 했어요"라고 밝혔다.
'너는 내 운명'과 '안녕, 아빠'를 보고 9집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10집의 'Dear Son'을 만들었다는 가수 이승환은 "기타치는 친구와 같이 작업하려고 온 작곡가 친구와 제가 세 명이서 작정하고 봤는데, 제가 작곡하는 친구한테 이 감정으로 곡을 한번 써보자. 그래서 저희가 20분쯤 작업을 했는데 거의 대부분의 멜로디를 썼어요"라고 말했다.
'휴먼다큐 사랑'의 제작과정과 뒷이야기가 소개되는 프롤로그편은 오는 29일 오후 11시5분 방송된다.
['휴먼다큐 사랑'.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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