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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 여태껏 이런 아이돌은 없었다. 자신의 성형사실을 고백한 후 서슴없이 이를 개그의 소재로 사용하고, 가수 신분이면서 노래 못한다고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이런 당돌하면서도 독특한 성격의 아이돌은 제국의아이들의 광희가 처음이다. 광희는 한국의 아이돌 역사 15년동안 한 번도 본 적없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로 예능에서 그만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 해 여름께 출연한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세바퀴)’에서 자신의 성형사실을 고백하며 큰 화제를 몰고 온 광희는 이후 ‘성형돌’이란 타이틀로 각종 예능에 등장했다. “(성형 때문에) 1년동안 누워있었다”며 성형외과 의사선생님들에 고맙다고 말하는 광희는 아이돌이 가져야 할 신비로운 이미지 자체를 처음부터 포기했다.
일단 ‘성형돌’로 주목받은 광희는 자신의 독특한 하이톤 목소리와 거침없는 입담으로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그의 과감한 발언은 매번 화제를 모았다. 데뷔 전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던 서인영이 지금은 달라졌다는 이야기, 데뷔를 같이 한 씨엔블루의 인기가 제국의아이들보다 높아 부럽다는 이야기, 성형수술 후 윙크를 하다가 코에서 빠박 소리가 나서 재수술을 했다는 이야기, 자신은 노래를 못한다는 이야기 등을 너무나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특유의 하이톤 목소리로 거침없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광희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하고 싶은 대로 날뛰는 듯 보였지만, 이런 그의 솔직한 모습은 제대로 시청자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얼굴을 고쳤다고, 가수인데 노래 못한다고, 안티를 대거 양성할 수 있는 위험요소들을 충분히 안고 있는 광희지만 오히려 밉지 않은 호감형 연예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대중의 호감을 얻은 원인에는 ‘솔직함’이 컸다. 막무가내로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 같지만, 그 속에는 꾸밈없는 솔직함이 항상 뒷받침됐다. 성형고백도 따지고 보면 너무 솔직해서 그게 파격적인 고백으로 이어진 경우다. 솔직하게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는 광희의 진정성은 재미가 항상 뒤따랐고, 대중이 그를 ‘밉지 않은 캐릭터’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광희는 제국의아이들 내에서 맏형인데도 동생들의 장난을 받기 일쑤다. 장난을 잘 받아주는 착한 성격이라 팀내 분위기 메이커로 활력소가 되곤 한다. 독보적인 예능활동과 높아진 인기때문에 멤버들의 질투를 받을 수 있는 존재임에도, 멤버들은 “광희라서 괜찮다”는 입장으로 오히려 그를 응원하고 있다. 그만큼 멤버들간의 신뢰가 돈독하다는 이야기다.
방송계에서 광희를 바라보는 눈들도 긍정적이다. 광희를 예능프로그램에 출연시킨 PD들은 하나같이 ‘예능돌’ 광희의 무한 가능성에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고 있다. 예능PD들도 “광희는 정말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광희는 이제 ‘깝권’ 조권을 잇는 강력한 ‘예능돌’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기서 안주한다면 광희도 언젠가 도태될 수 있다. 예능인으로서 인기가 보장됐다고 해도 가수로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광희도 얼마든지 백만안티를 양성할 수 있다. 지금은 ‘노래 못하는 아이돌’이란 사실이 예능의 개그코드로 사용되고 있지만, 계속 그런 모습이라면 언젠가 대중은 등을 돌리게 된다. 가수가 노래를 못한다는 건 면죄부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KBS 2TV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광희는 음치다”란 소문을 해명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던 광희를 봤다. 코믹하게 부르느라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준 건 아니었겠지만, 아주 잘 부르는 건 아니더라도 오랜 연습생 생활을 거친 만큼 ‘음치’ 수준도 아니었다.
노래를 못하던 아이돌 멤버가 앨범을 거듭 낼수록 노래실력이 괄목상대하는 경우가 있다. god 출신 손호영, 쥬얼리 출신 서인영, 베이비복스 출신 간미연 등이 그렇다. 그만큼 데뷔 이후에도 끊임없이 노력해 노래실력을 향상시킨 것이다.
‘아이돌 가수’와 ‘예능인’ 사이에 선 광희. 지금은 예능인에 가까운 광희가 언젠가 몰라볼 정도의 발전한 노래실력을 보여준다면, 대중이 그에게 갖는 믿음도 함께 커질 것이다.
[광희. 사진=마이데일리DB, SBS]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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