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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서울시가 보행 신호등이 남녀차별에 해당한다며 교체할 것을 제안한 가운데 이를 비꼬는 만화가 등장했다.
서울시는 최근 "보행 신호등 화면에 남성의 모습만 있는 것은 남녀차별에 해당한다"며 "여성의 모습도 신호등 화면에 넣자"는 제안서를 경찰청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만화가 주호민씨가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본격 신호등 만화'라며 이번 일을 꼬집는 만화를 게재했다.
주씨는 만화에서 기존 신호등 화면에 여성의 모습을 그려 넣은 뒤 "음…치마를 입거나 머리가 긴 것은 여성성에 대한 고정관념 아닙니까?"라며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치마를 지운 모습을 추가로 그려 넣었다.
하지만 다시 "좀 낫군요. 그런데 왜 남자가 여자의 손을 잡고 앞장을 서고 있지요? 크기도 작군요. 무의식적으로 여성은 약하고 의존적인 존재로 묘사되고 있지 않나요?"라고 덧붙인 뒤 여성의 모습을 앞장 서게 했다.
그러나 "잠깐. 왜 둘 다 성인 남녀의 모습이죠? 아이들은요? 연령 차별적인데요?"라며 아이의 모습을 추가로 그렸고, 다시 "노인은요? 당신도 늙는다구요!"라며 노인까지 추가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주씨는 "왜 다들 서있죠? 장애인 차별 아닙니까?"라며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모습을 그려 넣었고, "횡단보도는 인간만 건넙니까? 제 개는요?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인 사고 아닐까요?"라며 개의 그림까지 더해 신호등의 화면은 사람 5명에 개 1마리 까지 들어가 있어 넘칠 정도로 가득하다.
하지만 주씨는 비상구의 이미지도 언급하며 "잠깐만요! 비상구는요? 이것도 남자만 탈출하는데 바꿔야죠! 물론 세금으로요"라며 20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의 신호등 교체 방침을 비판했다.
주씨는 "기호는 특정한 상징을 의미한다"며 "빨간 신호는 '인간이 서있다', 초록 신호는 '인간이 걷는다'"라며 "저만 그렇게 보이나요?"라고 반문하며 만화를 마쳤다.
주씨의 만화에 네티즌들은 "신호등을 저렇게 만들면 길이가 많이 길어지겠네요", "신호등 바꿀 돈으로 차라리 다른 일을 해라", "진짜 공감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만화가 주호민씨의 '본격 신호등 만화'. 사진 = 주호민씨 블로그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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