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함태수 기자] 올 시즌 최고의 마운드와 방망이로 꼽힌 KIA와 롯데. 이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시즌 전 KIA는 6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만큼 여유가 있었다. 로페즈, 트레비스 두 외국인 투수와 윤석민, 양현종, 서재응 등 내로라 하는 선수들이 선발진을 구성했다. 손영민, 곽정철, 유동훈 등이 꾸리는 구원진도 믿음직스러워 보였는데,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하자 투수진이 동반 부진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조범현 감독의 고민이 깊어져만 가는 사이 국내파 투수들은 좀처럼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다.
'최강 방망이' 롯데의 상황도 비슷했다. 롯데는 올 시즌 가르시아를 포기하고 용병 두 명을 투수로 선택할 만큼 타격에 자신이 있었다. 조성환, 이대호, 홍성흔 클린업 트리오에 대한 믿음. 또 강민호, 김주찬, 조성환, 손아섭, 전준우 등은 타격에 소질이 있었다. 그러나 시범 경기 1위 롯데의 타선은 또 한번 4월에 침묵했고 팀은 꼴찌로 추락했다. 이에 말없이 선수들을 바라보던 김무관 타격 코치. 끊었던 담배를 다시 입에 물었다.
△ 롤러코스터 KIA 마운드
그 어느 때보다 토종 에이스들의 첫 승이 필요했다. 일단 마수걸이 승리를 따내면 자신감을 찾을 것이라는 게 조 감독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윤석민(20일 삼성전)과 양현종(24일 LG전)이 선발승을 챙기며 KIA 마운드는 여유를 찾는 듯 보였다. 또 구원 투수들의 선전도 눈에 띄었는데, 삼성-LG와의 6연전에서 KIA 구원진은 26⅔이닝 동안 4실점(4자책)하며 평균자책점 1.35를 마크했다. 특히 손영민, 유동훈, 서재응 등은 한 점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투를 선보였다.
그러나 SK와의 2연전이 문제였다. 이 때부터 롤러코스터 같은 KIA 마운드의 모습이 또 한 번 재현됐다. KIA는 수비들이 잇따라 실책을 남발하며 로페즈, 윤석민이 승수를 챙기지 못했고 덩달아 구원진도 주춤하기 시작했다. 박성호(0.1이닝 2실점 54.00), 박경태(1이닝 1실점 9.00), 손영민(2.2이닝 2실점 6.75) 서재응(0.1이닝 1실점 27.00) 등은 제 역할을 못했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KIA가 19일부터 29일까지 9게임을 치르는 동안 올 시즌 마무리 후보로 꼽힌 3인방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유동훈은 4차례 등판해 5.2이닝 동안 단 1피안타만 내주는 완벽한 피칭을 펼쳤고 손영민이 9.2이닝 7탈삼진 2실점(2자책) 평균자책점 1.86을, 곽정철이 7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2.57을 마크했다.
시즌 초반 롯데는 타선 침묵으로 고생했다. 상대 마운드를 떨게했던 공포의 화력이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지난 23일 SK전에서 7점을 뽑으며 점점 예전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특히 리그 최고의 구원진 SK의 정대현-정우람-전병두를 무너뜨린 것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한 번 터진 타선은 이후 불을 뿜었다. 23일(7점) 24일(7점) 26일(8점) 27일(7점) 28일(7점) 29일(6점) 등 경기당 평균 득점이 무려 7점이다. 특히 중심 타선이 살아난 것이 고무적인데 홍성흔이 9타점, 이대호가 2홈런 포함 7타점, 강민호가 1홈런 4타점, 부진하던 조성환 마저 2홈런 8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하일성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확실히 롯데 타선은 회복됐다"고 말했다.
[홍성흔-이대호-강민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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