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유병민 기자] 병마를 극복하고 마운드에 오른 한화 이글스 송창식이 7년 만에 승리를 기록하며 '인간승리'를 연출했다.
송창식은 29일 대구시민구장서 열린 삼성전에 팀이 2-4로 뒤진 6회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동안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팀 타선은 7회 대거 5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했고 송창식은 승리투수가 됐다.
송창식이 마지막으로 거둔 승리는 지난 2004년 8월 4일 사직 롯데전이다. 이날 승리로 그는 무려 2459일 만에 승리를 기록했다.
지난 2004년 세광고를 졸업하고 한화에 입단한 송창식은 그해 8승 7패를 기록하며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고교 시절 혹사에 이어 그해 140.1이닝을 던진 후유증으로 팔꿈치에 이상이 생겨 이듬해 팔꿈치 수술을 받아 재활에 들어갔다.
그러나 2007년 말 더 큰 시련이 찾아왔다. 송창식은 손가락 끝에 피가 통하지 않으면서 감각이 사라진다는 버거씨병(폐쇄성 혈전혈관염)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결국 2008년 말 임의탈퇴 형식으로 마운드를 떠났다.
비록 프로무대에서는 떠났지만 그의 야구 열정은 떠나지 않았다. 송창식은 모교인 세광고 코치로 자리를 옮겨 후배 양성에 매진했고 틈틈이 공을 뿌리며 병마를 이기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몸이 조금씩 좋아졌다. 그리고 결국 한대화 감독 부임 첫 해인 2010년 4월 한화에서 테스트 뒤 합격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팀에 재입단 한 송창식은 12경기에 출전해 17⅔이닝 방어율 4.08을 기록,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올시즌을 앞두고 누구보다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했다.
하지만 3년의 공백은 컸다. 송창식은 지난 6일 KIA전에서 올시즌 첫 선발 등판했지만 1⅓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5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12일 SK를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4⅓이닝 동안 5피안타(3홈런) 4실점을 기록했다. 첫 등판보다는 나아진 모습이었지만 선발로서는 부족했다.
결국 한대화 감독은 그를 불펜으로 보직 변경했다. 그러나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했고 이날 값진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만난 송창식은 담담했다. 그에게 2459일 만에 승리라고 알려주자 "전혀 몰랐다"며 "개인적인 기록보다는 팀의 연패를 끊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몸 상태는 전혀 이상없다.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에는 중간계투로 꾸준히 마운드에 올라 팀의 승리를 지켜줄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송창식.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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