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올 시즌 나온 두 번째 완투승. 강우 콜드게임이라는 행운이 따랐지만, KIA의 좌완 토종에이스 양현종이 롯데의 강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두 번째 승수를 챙겼다.
양현종은 30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등판, 6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이후 6회말(오후 7시 6분) 폭우로 경기가 중단된 이후 약 30분 동안 비가 그치지 않으며 승리 투수가 확정됐다. 이날 양현종은 총 94개의 투구수를 소화한 가운데 삼진은 4개를 잡았다. 특히 올 시즌 처음으로 6이닝 이상, 그것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며 조범현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 팀의 3연패를 끊다.
양현종의 등판에 앞서 팀은 연패의 늪에 빠져 있었다. 삼성-LG와의 6연전에서 잘나가던 KIA 마운드는 SK를 만나 또 다시 고개를 숙인 상황이었다. 믿었던 로페즈, 윤석민을 내보내고 1승도 챙기지 못한 KIA. 후유증은 롯데와의 경기에도 이어졌는데, 올 시즌 첫 완봉승의 주인공 트레비스 마저 롯데전에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이런 상황에서 양현종이 해결사로 나섰다. 양현종은 이날 3회 실점 장면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위기를 맞지 않았다. 특히 최고 구속 149km의 빠른 직구를 앞세워(94개의 투구수 중 63개가 직구) 롯데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홍성흔과의 승부. 첫 타석 홍성흔을 한 가운데 빠른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양현종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바깥쪽 꽉찬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그동안 변화구의 빈도수를 높인 양현종이었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직구에 대한 자신감을 찾은 모습.
△ 천적을 제압하다.
롯데의 중심 타선은 양현종의 천적이다. 양현종이 지난 2009년 12승 5패를 기록하며 KIA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올랐을 때도, 또 2010년 16승 8패를 마크하며 KIA의 좌완 최다승 기록을 새로 썼을 때도 홍성흔-이대호-조성환은 그야말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30일 전까지 홍성흔(29타수 11안타 타율 .579), 이대호 (28타수 10안타 3홈런 9타점 타율 .357), 조성환(16타수 7안타 타율 .438)은 양현종의 공을 어렵지 않게 때렸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양현종의 완승이었다. 그는 이대호(3타수 무안타 1삼진), 홍성흔(2타수 무안타 2삼진), 조성환(2타수 무안타)를 완벽히 틀어 막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특히 이대호는 1회초 두 개의 체인지업에 연달아 헛스윙 한 뒤, 이어지는 두 개의 직구에 배트 한 번 내보지 못하고 루킹 삼진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 양현종, 무엇이 달라졌나.
최근 이순철 MBC SPORTS+ 해설위원은 양현종의 부진에 대해 뼈있는 지적을 했다. 이 위원은 광주상고(현 광주 동성고) 출신으로, 양현종의 선배다. 이 위원이 보는 가장 큰 문제는 쓸데없이 높은 변화구 구사율이다. 그는 "양현종이 자신의 주무기인 직구의 볼끝을 잃은 모습이다. 와일드 한 투구폼을 잃었고 자연스럽게 직구의 힘도 잃었다"고 말했다. 또 "체인지업을 낮게 던지려다 보니 팔각도가 낮아지면서 직구를 던질 때도 비슷한 현상이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양현종도 잘 알고 있는 부분. 때문에 최근 양현종은 직구 구사율을 높이며 예전의 모습을 찾으려 하고 있다. 지난 24일 LG전에서 첫 승을 거둘 때도 양현종은 총 100개의 투구수 가운데 67개를 직구로 선택했고, 이날 역시 94개 중 63개를 직구로 던지며 서서히 옛 모습을 찾고 있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DB]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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