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8개 구단 감독들이 앞다퉈 강조했던 4월 한 달이 지나갔다. 우천으로 순연된 경기가 10게임에 이르는 가운데 SK-두산-삼성-LG가 이 기간 상위권을 차지했다.
8개 구단 전력이 모두 향상되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의 4월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초반 기선을 제압하지 못하는 팀은 순위 경쟁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예상. 또 지난 시즌 4월 상위권을 점령한 SK(1위), 두산(2위), 삼성(3위)이 모두 가을 야구 잔치에 초대되며, 올 시즌 역시 4월이 갖는 상징성은 상당했다.
△ SK-두산-삼성 '맑음'
시즌 초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SK와 두산은 막강한 모습을 보였다. 양팀은 우천 취소로 21경기 밖에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6팀을 제치고 1, 2위를 차지했다. SK 김성근 감독은 4월 목표 승수를 15승으로 정했는데, 정확히 15승 6패를 기록하며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1선발 김광현이 부진하고, 외국인 투수 매그레인이 미덥지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야신은 불펜을 총 동원해 15승을 챙겼다. 특히 위기 때마다 팀을 구한 송은범과 정우람의 호투는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4월 후반에는 마침내 에이스 김광현이 살아났다.
두산의 2위 성적도 놀라운 수치다. 두산은 시즌 초 구상한 니퍼트-라미레즈-김선우-이혜천-김성배의 5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졌다. 라미레즈는 잇따른 부진으로 한국을 떠났고 이혜천은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불펜으로 강등됐다. 그러나 나머지 투수진, 니퍼트-김선우-고창성-정재훈-임태훈 등이 제 몫을 해주며 정규시즌 13승 1무 7패를 마크했다. 사실 두산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팀이다. 현재 두산은 새 외국인 투수 '페르난도 니에베' 영입을 마쳤고 이용찬도 서서히 제 모습을 찾고 있다. 또 타율 1위(최준석), 2위(양의지), 3위(손시헌)가 모두 두산 타자들이라는 것은 김경문 감독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지키는 야구의 대명사 삼성은 올 시즌 굳건한 선발진이 새로운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삼성이 거둔 13승(10패) 중 선발이 책임진 승수가 무려 12승이다. 차우찬-카도쿠라-배영수-윤성환-장원삼 등 5선발 체제는 물 샐 틈 없어 보인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초보 감독이 이끄는 삼성의 4월은 어두워 보였다. KIA(2연전)-롯데-SK-LG-두산-KIA 등 그야말로 타이트한 경기 일정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5할을 뛰어 넘는 승률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2위 팀의 저력을 보여줬다. 또 골칫덩어리 '나믿가믿' 가코는 4월 마지막 경기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리며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 LG-KIA '글쎄'
시즌 전 가장 주목을 받은 팀은 LG와 KIA다. LG는 '160km' 괴물 용병 리즈의 영입과 잠수함 3인방(박현준-신정락-김선규)의 성장으로 전력이 가장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KIA는 이범호 영입에 성공하며 LCK포(이범호-최희섭-김상현)를 완성했고 8개 구단 중 가장 뛰어난 선발진을 구축했다.
지난 시즌 LG는 외야 빅5(박용택-이대형-이병규-이택근-이진영)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포지션이 겹쳤고 부상 때문에 5명이 동시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박종훈 감독은 박용택을 지명타자로, 이택근을 1루수로 못박는 포지션 변화를 감행했다. 결과는 대성공. 박용택은 현재 홈런 1위, 타점 4위로 제몫을 하고 있고 부상에서 돌아온 이택근도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다만, 지난 26일 오상민이 웨이버 공시되며 좌완 불펜진에 공백이 생겼다. 또 아직 1군에 합류하지 못하는 봉중근이 예전의 구위를 되찾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KIA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은 4월 한 달을 보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로페즈, 트레비스를 제외하고는 토종 투수들이 승수를 챙기지 못했다. 또 구원진은 연일 불을 저지르며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윤석민, 양현종이 마수걸이 승수를 챙기며 점차 마운드가 안정된 모습이다. 곽정철-손영민-유동훈의 평균자책점이 낮아지고 있는 부분 역시 고무적인 대목. 그러나 이용규-나지완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시즌 초 불붙었던 방망이가 주춤하고 있다. 또 주포 김상현이 언제쯤 2009년의 위용을 뿜어낼 지 미지수다.
△ 넥센-롯데-한화 '흐림'
넥센은 순위 경쟁에 끼어들 듯 하면서도 고비를 넘지 못한다. 김시진 감독 - 정민태 코치가 양산한 젊은 투수들의 패기는 분명 놀라운 수준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폭발력이 부족하다. 또 유한준-강정호-알드리지가 구성한 클린업 트리오는 타구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 7위 롯데는 마운드의 부진이 심각하다. 선발진 가운데 장원준이 2승을 올렸을 뿐, 코리 이재곤 등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믿었던 방망이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부분인데, 최근 7경기 롯데의 평균 득점은 6점이 넘는다. 꼴찌 한화는 4월 한 달간 다른 팀들의 먹잇감이였다. 6승 1무 16패의 성적이 말해주 듯 뭔가 분위기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김성근-김경문-류중일, 박종훈-조범현, 김시진-양승호-한대화. 사진 = 마이데일리 DB]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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