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LG 박용택의 가슴에는 알파벳 'C'가 쓰여있다. 1군에 있는 26명 LG 선수 중 가슴에 C를 새긴 선수는 박용택, 단 한 명이다. 그는 'Captain'의 약자인 C를 달고 오늘도 팀을 위해 솔선수범하고 있다.
프로야구에는 각 팀 마다 주장들이 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해야할 일이 많을 뿐더러 부담감도 크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가교 역할도 해야하며 선수단을 잘 아울러야 한다. 여기에 '솔선수범'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개인 성적도 거둬야 한다.
각 팀의 엇갈리고 있는 희비처럼 개막 한 달간 주장들의 현재 상황도 많이 달라져 있다. 팀과 자신 모두 웃고 있는 선수도 있는 반면 팀은 웃고 자신은 우는 주장, 팀과 자신 모두 고개를 들 수 없는 주장들도 있다.
▲ 팀 성적 & 개인 성적 '두 마리 토끼'-두산 손시헌, LG 박용택
4월이 끝난 상황에서 두산과 LG, 두 서울팀은 나란히 상위권에 올라있다. 두산은 여느 때처럼 13승 7패 1무로 상위권(2위)에 올라있으며 한동안 주춤했던 LG도 분위기를 추스리고 13승 10패로 공동 3위에 올라있다.
'서울의 봄'은 주장들에게서도 느껴진다. 두산 손시헌과 LG 박용택은 팀과 개인 성적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올시즌을 앞두고 '거포변신'을 선언한 박용택은 타격 전부문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홈런 단독 선두(6개)를 비롯해, 득점 1위(23점), 타점 4위(20점), 도루 공동 4위(7개), 타율 5위(.346)까지 맹활약하고 있다.
손시헌 또한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는 약간 주춤하지만 타율도 .355로 높으며 특히 득점권 타율은 .529로 전체 1위다. 수비에서도 내야의 핵인 유격수를 맡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팀 성적 웃고 개인 성적 울고-SK 이호준
SK 주장 이호준의 올시즌 각오는 어느 때보다 남달랐다. 주장이라는 직함과 타선 모두에서 은퇴한 김재현의 공백을 메워야 했다. 여기에 개인적으로는 FA 계약 마지막해이기에 뛰어난 성적을 낼 필요가 있었다.
소속팀 SK는 15승 6패, 1위를 기록하며 4월을 마감했지만 이호준 자신은 마음껏 웃을 수 없었다. 19경기에 나서 타율 .167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단 1개 뿐이며 타점도 6점 밖에 되지 않는다. 김성근 감독이 꾸준히 출장 기회를 주고 있지만 돌아오는 것은 언제나 실망 뿐이다.
▲ 아쉽긴 하지만 그럭저럭…홍성흔, 진갑용, 김상훈
홍성흔은 올시즌부터 롯데 주장을 맡았다. 부담감 때문인지 시즌 초반에는 타격에서 제 실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팀 성적까지 좋지 않아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다행히 팀도 서서히 안정을 찾고 있으며 홍성흔 본인 또한 최근 5경기에서 8개 안타를 때려낼 정도로 타격감을 찾고 있다.
삼성 주장 진갑용은 왼쪽 발목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타율은 .350으로 준수하다. 비록 경기에 직접적으로는 많이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지만 팀의 정신적 지주로서 그가 1군에 있는 것만으로도 삼성에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
KIA 주장 김상훈의 경우 개인 성적은 나무랄 곳 없다. 20경기에 출장해 타율 .308 10타점 11득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주장임과 동시에 포수이기에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마운드로 인해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 나오는 것은 한숨뿐-한화 신경현, 넥센 강병식
8개 구단 주장 중 가장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선수가 한화 신경현이다. 소속팀 한화가 6승 16패 1무로 최하위에 처져 있는 가운데 개인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4월 한 달간 19경기에서 타율 .159 2타점 1득점만을 올렸다.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보니 원정 숙소에서 마음껏 휴식도 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경현만큼은 아니지만 데뷔 후 처음 주장을 맡은 넥센 강병식도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팀 성적은 10승 13패로 특별히 나쁘지 않지만 개인 성적이 기대 이하이다보니 선수단에게 면목이 서지 않는다. 지난해 107경기에서 타율 .287 9홈런 30타점 32득점을 기록했던 그는 올시즌 주장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12경기에서 홈런없이 타율 .172 2타점 3득점에 그치고 있다.
▲ 8개 구단 주장 4월 한 달 성적표
SK 이호준-19경기 타율 .167 1홈런 6타점 6득점 1도루
두산 손시헌-21경기 타율 .355 1홈런 9타점 4득점 1도루
삼성 진갑용-12경기 타율 .350 0홈런 1타점 1득점 0도루
LG 박용택-23경기 타율 .346 6홈런 20타점 7도루 23득점
KIA 김상훈-20경기 타율 .308 1홈런 10타점 11득점 0도루
넥센 강병식-12경기 타율 .172 0홈런 2타점 3득점 0도루
롯데 홍성흔-23경기 타율 .293 0홈런 13타점 10득점 0도루
한화 신경현-19경기 타율 .159 0홈런 2타점 1득점 2도루
[사진=4월 한 달간 맹활약한 LG 박용택(첫 번째 사진), 팀과 개인성적에서 이중고를 겪는 한화 신경현(두 번째 사진)]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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