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안도미키 우승, 김연아 2위, 한일 네티즌 서로 "심판 편파적"
안도 미키가 4년만에 다시 피겨 세계선수권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30일, 피겨 세계선수권이 마지막날을 맞이한 가운데, 여자싱글부문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열렸다.
쇼트프로그램 2위를 기록했던 안도 미키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130.21점을 기록, 합계 195.79점으로 2번째 세계선수권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007년 대회에 이은 2번째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작년 대회는 아사다 마오가 우승했으나, 이번에는 안도 미키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게 돼 일본은 2번 연속으로 피겨 세계선수권 1위 선수를 배출하게 됐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설마 했던 실수를 연발, 128. 59점에 그쳤고, 합계 194. 50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1년 1개월만에 복귀. 그러나 복귀전을 우승으로 장식하지 못했다. 3위는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가 차지했다.
일본인 최초 대회 2연패를 노린 쇼트프로그램 7위 아사다 마오 선수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14.13점을 기록, 합계 172.79점으로 6위를 차지해 결국 시상대에는 오르지 못했다. 세계 선수권에 처음 출전한 전날 10위 무라카미 가나코 선수는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112.24점을 기록, 합계 167.10점으로 8위를 차지했다.
아라카와 시즈카:
"안도 미키는 이번 시즌 매우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에 비해 김연아는 오늘 경기를 통해 보였던 것과 같이, 아직 (올림픽 때의) 감각이 모두 돌아오지 않고 있다."
후지TV 스튜디오 해설자로 나선 2006 토리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아라카와 시즈카는 안도 미키에게 승산이 있다며 안도 미키의 우승을 긍정적으로 보았다.
13개월간의 공백을 가진 김연아에 비해, 안도 미키의 안정감이 돋보인다는 것. 안도 미키는 지난해 그랑프리 시리즈 이후 5번의 프리스케이팅 경기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년간, 프리스케이팅에서 유난히 강했던 것이다. 그에 비해 공백이 길었던 김연아는 안정감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안도 미키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무난한 연기를 펼쳤다. 점프에서 한번의 작은 실수가 있었을 뿐이었다. 특히, 안도 선수는 곡에 녹아들어간 듯 매우 음악 흐름에 맞춘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 안정감이 돋보였던 경기운영이었다.
그러나, 김연아 선수는 연습 때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에서 연달아 실수를 범했다. 연속 점프와 3회전 플립에서 회전수 부족이 이어지는 등 초반에 크게 고전했다. 오랜만에 느끼는 긴장감과 중압감이 부담이 된 듯했다. 김연아 선수 본인도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다리가 떨려 점프에서 실수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김연아 선수는 총점 194.50점을 기록, 195.79점을 기록한 안도 미키 선수에 이은 2위에 그쳤다. 다만, 김연아 선수는 점프 자체의 정확성과 속도감, 음악과 동작의 조화, 동작 구성, 예술성, 표현력 등 점프를 제외한 모든 면에서 다른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연기를 보여줬다.
이날 현장해설자로 나선 전 여자 피겨 일본대표 야기누마 준코 또한 "스케이팅 기술, 그리고 저 자유스럽고 의젓한 스케이팅은 '역시 김연아'라는 느낌이 있네요"라고 언급했다.
▲한일 네티즌 서로 "편파 판정이다"
오늘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여러차례 점프 실수가 있었던 김연아 선수와, 단 한번 점프가 흔들리는 실수를 범한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 안도 미키 선수의 점수차이는 불과 1.62점 차이다.
더구나 어제의 경우, 완벽한 경기를 펼친 안도 미키 선수를 제치고, 한 번 실수를 했던 김연아 선수가 쇼트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김연아 선수가 완성도 높은 스케이팅 기술을 선보이며, 높은 가산점을 받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술의 난이도, 프로그램 구성, 표현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로 김연아 선수다. 따라서 다른 선수들과 격이 다른 점수를 보여주고 있다.
오늘도 실수로 인해 많이 감점당한 기술 점수 이외에는 모든 점수에서 안도 미키 선수를 앞섰다.
그러나 일본 네티즌들은 김연아 선수가 실수에도 불구하고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편파판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0일 중국계 일본 인터넷 신문 '서치나'는, 중국 여자피겨 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첸루가 29일 치러진 쇼트프로그램을 본 뒤,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심판이 김연아 편이다"라고 비판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야후재팬에 게재된 이 기사를 본 많은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첸루가) 제대로 보고 있네. 진짜 '왜?'라는 말이 나왔다니까요.
(첸루처럼) 공정한 심사 부탁드립니다"
"*(첸루 말에) 동감. 심판이 김연아 편이네"
"분명, 어제의 결과는 이해안가네요"
"정말 어젠 그런 느낌이 들게 하는 결과였다. 열심히 하는 다른 선수들이 불쌍하다"
오늘 프리스케이팅 경기 이후에도 이 같은 댓글은 각 게시판에서 연이어 달렸다. "2번의 점프 실수에도 저 점수라니, 정말 심판은 뇌물 먹은 것인가", "너무한다" 등의 댓글이 잇따랐다.
의기양양하게 "우리 미키티(안도 미키)는 편파 판정을 실력으로 이겨냈다"고 언급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오늘 김연아 선수가 기록한 2위 결과에 납득하지 못한 한국 네티즌 사이에서도 심판의 편파 판정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연아는 어떻게든 깎으려고 하고 일본은 점수 퍼주려고 한다", "심사위원 눈이 있긴 한가 의심스럽다"는 댓글이 자주 눈에 띄었다.
"미키는 가산점 주면서 연아는 왜 가산점을 안 주냐"며 완벽했던 첫 트리플 점프에 가산점을 주지 않은 것을 원망하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았다.
▲아름다운 아리랑 선율 '오마주 투 코리아'
이날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아쉬움보다도 벅찬 감동을 더욱 크게 느꼈던 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한국의 전통 민요 '아리랑'을 편곡하고 덧붙여 오리지널화시킨 김연아의 '오마주 투 코리아'. 이 곡에 맞춰 연기하는 김연아의 모습은 한국의 '미美' 그 자체였다.
비록 점프 실수는 있었지만, 김연아는 훌륭한 표현력으로 곡과 하나가 됐고, 유명 디자이너 이상봉 씨가 만든 유니폼과 김연아의 동양적인 얼굴은 멋들어지게 음악과 어우러졌다.
그중에서도, 곡 절정 부분은 많은 한국인들을 열광시켰다. 경기장에 울려퍼지는 아리랑 선율과 함께 김연아가 스파이럴 동작을 선보이는 이 부분에서는 많은 이들이 감동적이라 평가했다. 한국만이 느낄 수 있는 어떤 감동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한국 피겨팬들은 트위터 및 각종 게시판을 통해 "감동적이었다", "눈물이 나왔다", "소름이 쫙 끼쳤다"며 그들의 감동을 전했다.
경기결과, 점프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김연아 선수가 한국과 한국팬들에게 선사하는 선물이라며 선보였던 이곡, 그리고 그녀의 연기는 한국사람들에게 정말 무엇보다 값진 선물이 됐다.
이동구 기자
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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